그해4월,시내에는벚꽃이흐드러지게피어있었다.
청년이매일같이놀러갔던보리당산마루에도두그루의벚꽃나무에화사한꽃들이제세상을만난듯연홍색꽃잎을맘껏자랑하고있었다.
4월인데도바람은차가왔다.
청년은그때A시의예비사단G-1에서근무하고있었는데몸이좋질않아단기휴가나왔다가귀대하는길이었다.
그런데청년을배웅한다고아버지가일부러차부까지동행했다.
청년은계속옅은기침을했다.
아버지는못본체고개를돌리다가
"봐라(아버지는아들을이렇게불렀다),시간도남았는데밥이나묵고가자"
하며청년을차부옆에있는식당으로데려갔다.
아버지와청년이앉자여자종업원이메뉴판을들고왔다.
"뭐묵을래"
아버지의재촉에청년은냉면을가리켰다.
"날도춥은데냉면묵을라꼬"
"예,아부지,냉면묵을랍니더"
냉면이나오기전에아버지는청년에게말을걸었다.
"봐라.미안타(미안하다)"
"아부지,뭐가미안한데예"
아버지는한참뜸을들이다가말했다.
"너거할아부지가도동땅2천평은니앞으로놔놓고절대로건디리지마라캤는데아부지가하도쪼달리서팔았다.그리알거라."
한동안침묵이흘렀고,아무래도청년이한마디해야될것같았다.
"아부지,갠찬십니더.걱정하지마이소.글안해도초전땅2천평하고예논스무마지기팔았을때지도그리생각했십니더."
그제야아버지는미안한듯"봐라,운수업이라는기이리힘들다"하고는한숨을내쉬었다.
그러고는주머니에서상당한금액의돈을꺼냈다.
"봐라,이돈니한테줄낀게알아서써라.본께니도돈이필요할거겄더라.아물캐도병원도가야되고-"
"갠찮십니더"
청년이사양을하는데냉면이나왔다.
청년은할수없이돈을받고냉면을먹었다.
그러나그때청년의건강상태가극히좋지않아내온냉면을채반도먹지못하고수저를놓았다.
아버지가놀라서물었다.
"와,맛이없나"
"아입니더"
아버지는작은소리로
"젊은놈이냉면한그륵도몬묵다이-"
못마땅한듯혀를찼다.
그러나그눈가에실낱같은눈물이글썽이는걸청년은보았다.
청년은귀대해서며칠후큰육군병원이있는D시로앰벌런스를타고후송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