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강의 독백
BY 바위 ON 8. 21, 2012
내이름은진주남강.
그동안계속해왔던’아!진주남강’을끝내면서나더러마무릴하라네그려.
그래잠시생각해봤지.
이고장에도스메타나같은작곡가가있었다면’남강’이란제목으로그럴듯한명곡을하나남길만도했겠다고말이지.뭐,몰다우강이별건가.
그곡을보니물방울이모여내[川]를이루고,내가모여강이되어그흘러가는땅의애환을안고혹은즐기면서유유히,그리고도도하게흐르는것이더만-.
나,남강의애환과즐거움도그정도는되고도남았을거란말이야.
알다시피진주야다들’천년의고도’라고들하지만역사를훑어가면저멀리삼한시절까지거슬러올라간단말이지.그시절소국인고순시국(告淳是國)이었고,가야시대엔고령가야의고도이기도했어.
그때부터나는이곳진주의희노애락을그땅의백성들과함께나누면서흘러왔지.
임진왜란3대첩의하나인진주대첩을지켜보았고,인간의존엄과평등을외쳤던형평사운동과진주민란까지두눈으로똑똑히보면서때로는같이웃고,때로는같이울면서지금까지흘러온게야.
이젠남강이깔끔하게정비되어품격은높아졌지만사람들의멋과향기를느낀건아무래도6.25동란이후인5,60년대인것같아.그땐남강변이좀시끄러웠지.
봄이면서장대에서촉석루에이르는성지의이곳저곳에꽃들이피어’꽃대궐’을이루었고,이름모를새들의울음소리는가히’봄의교향악’을연상케했지.
강이풀려따뜻한물안개가오르면강가엔아낙네들의빨래소리가요란했거든-.
여름엔아이들의멱감는모습이한폭의그림을보는듯했고,대나무낚싯대를드리운어른,아이들의조잘거리는소리가지금도귀에쟁쟁하지.
그뿐인가.여름장마로시뻘건황톳물이밀려오면남강다리는깔딱깔딱하고강변저지대는물에잠겨가재도구며이불보따리를이고허둥대던서민들의가푼한숨이아직도내가슴에못이되어남아있어.
가을이오면모래사장에서열리곤했던소싸움도잊질못하지.
뚝아래밭에선배추며부추,무등속을수확한농부들의웃음소리도-.
휘영청밝은달밤에도도히흐르는강물은내일의풍요를약속하고,강변뚝길엔내일을기약하는선남선녀들의달콤한꿈이내가슴을간지럽히기도했지.
매서운칼바람이부는겨울은서민들의고단한삶을따갑게할퀴는계절이었어.
멀리보이는지리산천왕봉의하얀눈꽃은산수화를방불케했지.
강변에자리한대나무숲엔수천,수만의갈가마귀들이날고앉아장관을이루기도했지만하늘높이내지르는울음소리는참을씨년스러웠지."까악,까악"하던그소리가-.
해방이후만보더라도진주는참많이도변했어.
그곳의젊은이들이지나온역사의자취를면경보듯이알순없겠지만이것두가지는좀알았으면해.
7만민초들이진주성을지키며순절했던’호국정신’과인간의존엄과평등을외쳤던진주민란과형평사운동의그정신말일세.
‘호국(護國)’과’평등(平等)’의정신이야말로천년고도진주의’혼(魂)’이라고-.
‘진주혼(晋州魂)’의그기백을뜨거운가슴에지닌젊은이들이사는아름다운땅이되길바랄뿐이야.
이만그치자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