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만에뵙습니다.슈베르트선생.
찜통더위가가고이젠아침,저녁으로시원한바람이불어오니살것같습니다.
제가선생께자주문안드리지못한것도이더위때문에심신이다소지쳤기때문이었지요.
이제가을의문턱에이르렀군요.나운영선생의’아가을인가’가어디서들려올듯한그런상쾌한계절입니다.
앞으론자주뵈올게요.
오늘얘기할이곡을놓고한창뜸을들였습니다.너무짠~해서-.
지금오디오에서흘러나오는저멜로디-.벌써4악장이군요.
선생이타계하시기한해전인1827년에만드신곡,그렇지요.피아노3중주곡제4번내림E장조(D.929)입니다.
지난번말씀드렸던’아르페지오네’도같은해였지요.만인의사랑을받고있는’겨울나그네’역시-.
아마선생도무슨영감으로생의1년을남겨두고그간의삶을정리하는마음으로불후의명곡들을연달아작곡하셨네요.
참,말이나왔으니한마디하고넘어가야될것같습니다.
요즘세태를보면아무노래나’불후의명곡’이라고붙이는데,참으로통탄할일입니다.
그래세금안붙는다고개나소나’불후의명곡’운운하는데,앞으론이말도쓰기가민망할것같네요.
이걸잘못붙였다간선생처럼훌륭한음악가들에게누가될것같아서요.
넋두리가길었습니다.
선생은이곡을1827년11월에작곡했고,그해12월26일에처음연주했다는기록이있군요.
물론공개된장소는아니고선생을중심으로친구들이모인자리였어요.기억하시죠?
그후다음해1월28일’슈베르티아즈(Schubertiads)’의마지막모임에서도이곡이연주되었군요.
이자리에있었던하트만(F.Hartmann)은이렇게회고했네요.
"엥크,루이스,제롬과함께슈파운의집에갔다.그곳에서슈판찌히,보클레트,링케,슈베르트,그리고가이와함께음악을연주했다.참석자는모두합해서50명정도였다.우리는모두술에취하고춤을추었다.그리고나서우리들대부분은보그너의집으로갔고그곳에서2시30분에일어섰다"
장소를제공했던슈파운이타지역으로전출하는바람에마지막모임이었으니쉽게헤어지지못했겠지요.
4악장으로구성된이곡의1악장을슈만은’분노와갈망’이라고표현했지요.
그런데정작사람들의가슴을치는건안단테의2악장이지요.어떤평론가는"한숨처럼시작하지만곧격노의고함으로바뀐다"고설명했네요.
이악장의주제는작곡된그해테너이자크알베르트베르크(IsaakAlbertberg)가선생에게불러주었던스웨덴민요’해가진다(Thesunissetting)’에서따온것이지요.
‘해가진다’는제목도어쩐지좀-.
이평범한주제는규칙적으로맥박치는듯한반주위에착깔아진첼로의노래로시작되지요.
여기서’맥박치는듯한반주’라고했는데,제가듣기엔사형대로끌려가는죄수의발걸음같다고할까요.
아니면마왕에게붙들려가지않으려는소년의몸짓이거나지난날의원통함으로가슴을치는절규라고말하는게그럴듯하게느껴지는건저만의느낌일까요.
아무튼저는여기서죽음을목전에둔선생의모습을보는것만같아안타깝네요.
이처럼훌륭한곡을두고’씰데없는’넋두리를주절거렸으니어쩌지요.
2악장의주제는4악장에도등장하네요.
이것도선생의미련인가요.
이곡을출판할당시,생의마지막해인1828년5월이었지요.그때선생은돈이궁해이곡의출판에큰기대를했었지요.물론이곡은외국(독일)에서출판된최초의곡이기도했고요.
선생의고단했던말년이눈에선해가슴이먹먹해집니다.
이야기가너무가라앉았나요.
다시만날때까지안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