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月]은태양과달리그적막함으로인간들의마음을여리게한다.
언제나타향살이를노래할때는달이등장했고,사랑하는님과이별할때도달이구색을맞추었다.
그러다보니달을보고눈물짓는가하면달은슬픔의상징인양인식되기도했다.
동서고금의시인들이달을소재로글을짓고많은음악가들이달을작곡의동기로삼기도했다.
젊은날맘속에새겨둔동시가있다.
작가가누군지도몰랐지만글이좋아외웠고,내깐엔한때곡을붙여부르기도했다.
"오솔길달빛내려꿈길하얀길
가을벌레들풀섶에서흰달보고우는데
혼자서걸어가면가랑잎구울러오고
내가부는휘파람도달빛속에스며드네"
달을소재로많은명곡들이나왔지만그가운데두곡만을생각한다.
베토벤의’월광(Moonlight)’소나타와드빗시의’베르가마스크’모음곡중’월광(Clairdelune)’이다.
두곡모두애틋한사연들이담긴명곡이라많은사람들에게사랑받는곡들이다.
전에도말했듯이베토벤의’월광’은초등학교교과서에나오는신발장사와눈먼딸의대화를듣고작곡되었다는,다분히동화적인작곡동기를담고있다.
여기에매료되어고2시절의나는LP판을사고는잔뜩기대를걸고들었지만지루하게연결되는1악장의피아노소리에질려버렸다.
다행히2악장의경쾌한듯한춤과3악장의질풍노도같은당당함에끌려계속듣다보니결국1악장의은은하면서도심오한멜로디에압도되었다.
1801년베토벤이31세되던해에작곡된’월광’은32곡의피아노소나타가운데14번째곡이다.
이해는청각장애로자살하기위해’하일릿겐슈타트의유서’를쓰기전해로베토벤이심각한고통에처해있던때이기도했다.
혹자들은이곡을’불멸의연인’으로지칭되는줄리에타귀차르디(GiuliettaGuicciardi,1784~1856)에게헌정코자작곡했다고한다.귀차르디는백작의딸로베토벤이피아노를가르친제자이기도했다.
또1801년베토벤이베겔러에게보낸편지에서"….그녀는나를사랑하고나또한그녀를사랑하고있습니다.2년만에행복한순간이찾아왔습니다.결혼하여행복하게되리라고생각한것은이번이처음입니다"라고적었다고한다.
그렇지만귀차르디는1803년11월갈렌베르크백작과결혼했고,이태리로떠나버렸다.
또다른학자들은베토벤이귀차르디에게G장조론도(OP.51의2)를증정하고자했지만그의후원자였던리히노프스키백작의딸헬리에터에게증정하게되자그대신이곡을증정했다고주장한다.
그렇게되면’불멸의연인’은꽝이되고,실연의슬픔과분노를담았다는질풍같은3악장도넌센스가되고만다.
어쨌건이곡이작곡될당시베토벤은단순히’환상곡풍의소나타’라고명명했다.
그러나이곡에’월광’이란이름을붙인레르슈타프(L.Rellstab,1799~1860)는1악장의멜로디가’스위스루체른호수의달빛에일렁이는물결’을연상하여명명했다고한다.
3악장으로구성된이곡1악장은호수의물결에반짝이는달빛을묘사하고있다.
2악장은다소경쾌한춤곡으로리스트는’두개의심연(深淵)사이에핀한떨기꽃’으로표현했다.또누군가는’달밤에추는난쟁이들의춤’이라고말했는데,’난쟁이의춤’이그럴듯하다.
3악장은달을검은구름이가리고뇌성벽력을치는풍광과도같다.
내가듣기론바흐,베토벤음악의대가빌헬름켐프(WilhelmKempff)의연주가으뜸이었다.
드빗시의베르가마스크모음곡(SuiteBergamasque)에나오는’월광’은신비스럽고청아한달빛을묘사하고있다.
이곡을고3때처음알고는"쳇,남강에잉어가뛰니머슴방몽침이가뛴다고베토벤의월광에어찌견주랴"하고드빗시의곡을폄하했다.
그렇지만이곡을유진올만디가지휘한필라델피아교향악단의편곡된연주로처음듣고반했었다.
그러다가본래의피아노연주로이곡을들었을때그신비와오묘한아름다움에전율을느끼기까지했었다.
그후베트남을소재로한어떤영화에이곡이삽입된걸듣고그감미로움에다시반하고-.
드빗시가1890년부터작곡을시작하여1905년모음곡을출판하였으니장장15년이걸린셈이다.
이곡은드빗시가이태리유학중북쪽베르가모지방을여행했을때받았던인상을작곡한것이라고한다.
평론가들은이곡을"마스네,그리그,생상등의기풍이엿보이며,아름다운가락의뛰어남과풍성한색채의화성(和聲)은인상주의적인그의성향을여실히나타내고있다"고말한다.
4곡으로구성된이모음곡의1곡은전주곡(Prelude)이다.
2곡은메뉴엣(Menuet),3곡은월광(Clairdelune)이며4곡은파스피에(Passepied)로이루어졌다.
이태백도흥에겨워달을보고시를읊다가물속의달을잡겠다고뛰어들어죽었다는데,베토벤과드빗시의달은이태백의달보다한차원더높은우리들심금을울리는달인것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