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금을 뿌린 듯 하얗던 메밀꽃밭

"…이지러는졌으나보름을가제지난달은부드러운빛을호붓이흘리고있다.

대화까지는칠십리의밤길,고개를둘이나넘고개울을하나건너고벌판과산길을걸어야된다.

달은지금긴산허리에걸려있다.

밤중을지난무렵인지죽은듯이고요한속에서짐승같은달의숨소리가손에잡힐듯이들리며,

콩포기와옥수수잎새가한층달에푸르게젖었다.

산허리는온통모밀밭이어서피기시작한꽃이소금을뿌린듯이흐뭇한달빛에숨이막힐지경이다.

붉은대궁이향기같이애잔하고나귀들의걸음도시원하다.

길이좁은까닭에세사람은나귀를타고외줄로늘어섰다.

방울소리가시원스럽게딸랑딸랑모밀밭께로흘러간다.

앞장선허생원의이야기소리는꽁무니에선동이에게는확적히는안들렸으나,

그는그대로개운한제멋에적적하지는않았다….."

이효석(1907~1942)의’모밀꽃필무렵’에나오는한대목이다.

그는강원도평창군봉평면남안동에서태어나’분녀’,’도시와유령’,’장미병들다’등주옥과같은글들을남기고해방을보지못한채36세로세상을떠났다.

그의고향봉평은영동고속도로를타고강릉쪽으로가다가장평나들목의왼쪽에있다.

봉평과대화를방문하기위해선장평을거쳐야한다.

장평에서봉평은지척이고,대화쪽으로나가면대화장터,상안미리와하안미리를거쳐방림삼거리에이른다.

이곳방림에서평창읍과영월,정선으로가는길목이나온다.

9월에접어들어추석무렵이면봉평엔메밀꽃이그야말로흐드러지게핀다.

여길가면효석의생가도볼수있고,맛깔스런메밀막국수도쉽게만날수가있다.

막국수를먹으면서메밀전병(부침개)도곁들이고막걸리까지한잔한다면운치가있을것이다.

효석생가를중심으로하얗게핀메밀꽃은그의글처럼소금을뿌린듯하다.

봉평에서칠십리길인대화장터는대화면소재지에있다.

몇년전대화를찾았더니버스터미널도제대로갖춰져있었다.

그러나80년대말만해도정류장이없어길가에차를세우고손님을오르내리게했다.

내기억으로대화장(場)은지역규모에비해컸고,다양한지역특산물들이출하되었다.

특히산나물이나약초종류가많았던걸로생각난다.

이곳대화장터에도괜찮은먹거리들이있었다.

메밀막국수도수준급이었고,평창,정선지역특산물인올챙이국수도맛볼수있었다.

방림쪽으로내려가다보면송어양식장도더러보게된다.

시간이나면양식장을찾아송어회를맛보고가는것도여행의쏠쏠한재미가될것이다.

9월이오면메밀꽃을볼수있어좋다.

기회가된다면봉평과대화에들러또하나의색다른추억을만들어보는것도

지친삶에활력소가될것이다.

Leave a Reply

이메일은 공개되지 않습니다. 필수 입력창은 * 로 표시되어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