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내 길들이기

막상제목을올려놓고보니일흔이다된나이에’엄청난역모(逆謀)’를저지른것같다.

글을쓰자마자FM(93.1)라디오에선마리아칼라스의’정결한여신’이흘러나온다.

그러니더욱주눅이들수밖에-.

하지만칼을뺐으니호박이라도잘라야겠지.^^

오늘은유쾌한날이었다.

엊저녁’백년손님(사위가족)’도보냈으니정말홀가분하다.

이런말하면’복에겹다’고핀찬들을지모르지만아들가족이나사위가족이오면좋긴한데엄청피곤하다.

특히손주들뒷바라지는내담당이니더말할나위가없다.

해서,애들가족이아파트정문을나서면그렇게홀가분하다.ㅎㅎ

그래서동네이발관에가서머리도깎고,모처럼동네목욕탕도다녀왔다.

덤으로오면서사러가쇼핑에들러생선회도한팩사왔다.

손님치런다고고생한아내가먼저잠자리에들어기분좋게음악들으면서회와한잔을~~^^

사실,내가아내길을들인다는건’언감생심’이다.

하지만’굼뱅이도구불(구를)재주는있다’고내게도아내를’단도리(다독거리는)’하는재주는있다.

그렇다고폭력(큰일날소리)을행사하는것도아니다.

지금도나는아내가’꽥’고함이라도치면어떤경우에도꼬리를내린다.

아직도침대에서같이잠을잔다.

어쩌다아내가혼자사는처형집에가서자고오는날이면잠을설칠정도로’혼자살이’는힘들다.

그러니아내를길들이는게아니라눈치를보고사는,내또래의남자들과똑같다.

넋두리가길어졌다.

내가마누라길들이는경우를밝히련다.

내가아내를단도리하는건아내가며느리에대한불만을얘기할때다.

아들이장가를간게1997년이니올해로15년이되었다.

아들은대학다닐때같은과학우였던며느리를만나결혼했다.

처음엔합정동에전셋집을얻어살다가손자를낳았고,5년만에김포의작은아파트를사서이사했다.

거기서또손녀를낳았고,천안으로이사해서3년살다가지난8월다시김포로이사왔다.

아들은3년동안서울에있는회사로전철을타고통근했다.

매일아침5시30분에천안서급행전철탄다는얘길듣고마음이아팠었다.

이젠김포서다니니한시름놓았지만-.

며느리가참잘하는데2%부족한건시댁에전화를잘안하는것이다.

물론아들이거의매일지엄마에게시시콜콜한것까지전화를한다.

종종중1짜리손자도문안인사를한다.

그렇지만좀체며느리는전화를하지않는다.

이게아내의가장큰불만이다.

간혹이문제로아내가툴툴거리면그땐내가큰소리를친다.

"요새세상에그런며느리봤어?애들잘키우겠다,남편잘챙기겠다,그러면됐지,무슨불만이그렇게많아.진짜골치아픈며느리들못봤어?당신좋아하는드라마봐.얼마나악랄하고못된며느리들이많은지,그것보고도몰라?"

이렇게큰소리치고나면아내는"그래,그렇지"하고풀어진다.아직까지는-.

너무’용두사미’의아내길들이기였나.

그래도이게내비장의아내길들이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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