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년의 즐거움

60대후반인내나이를’노년’이라고부르자니낯이뜨겁다.

요즘티비에서펄펄나는80대도숱하게봤기에-.

하지만어쩌겠는가.적절한호칭도없으니-.

사실,내나이에무슨큰즐거움이있으랴.

그토록좋던음악도요즘은집중이잘되질않는다.

그래서교향곡이나협주곡보단소품위주로,오케스트라보단피아노나독주현악기를좋아한다.

늦은밤추적추적비라도오면소주칵테일한잔들고키타로나쿠스코류의음악을듣기도하고-.

가끔늦은밤한잔하는것도고향생각이나거나좀울적할때들곤한다.

직장관계로서른넘어배운술은절대즐거움의대상이아니다.

좋은횟감이있거나,축처진기분을좀올려주기위한수단일뿐이지.^^

그렇다고40년을함께살아온아내가즐거움의대상일까.

이젠아람드리느티나무처럼그늘이되어주고친구가된동반자다.

50대까지만해도더러언성을높이고낯을붉히기도했었다.

나도,아내도목소리가보통이상으로큰사람들이다보니-.ㅎㅎ

돌아가신장모님께서하신말씀이있다."자네장인은목소리가어찌큰지골목입구에들어서면안쪽집에서알아볼정도였네.그래서동네사람들이’기차불통을삶아먹었다’고수군거렸다네".

아내와내가네살적에마산에서’민보단장’하시다가좌파의테러로돌아가셨으니어른을뵙진못했다.

그렇지만아내와용모나’스타일’이비슷하다니알만하다.^^

그렇지만내겐’소중한’즐거움이있다.

손주둘,외손주둘을보는즐거움이다.

아들이비교적일찍장가를들어중1손자와초2손녀가있다.

손자는서울서났지만김포에서유치원,초등학교를다니다가3년동안천안에서살았다.

지난8월다시김포로와서중학교에다닌다.요즘학교에적응하느라힘든모양이다.

중1인데도키가훌쩍자라1m70cm정도다.어제(자정이지났으니)주일대예배때’청소년주일’이라학생회의특송이있었다.앞줄에서서찬양을드리는모습을보니감회가새로왔다.

꼭그시절의나를보는것같아서-.

손녀는무척새침떼기다.전혀감정표현을잘하질않는다.

그렇지만빈틈이없고무척야무지다.

나하고닮은건생선회를좋아한다는거다.아들,며느리와손자는별론데유독손녀만회를좋아한다.

우리가족중생선회를좋아하는건나와딸,그리고손녀다.참신기하다.그래서더예쁘다.^^

12월17일이생일이다(베토벤과같다).며칠전내가"생일에뭘먹을까"했더니금방"할아버지,꼭회사주세요"하고대답한다.우리가족은어른,아이할것없이생일엔반드시온가족이모인다.

지애비가손녀유치원다닐때엄마피아노에맞춰’아기염소’부르는걸동영상으로내노트북에올렸었다.

지금도가끔씩보는데,정말귀엽고당찬손녀다.

그것을여기올리지못하는내우둔한컴실력-.ㅠㅠ

딸은서른을살짝넘겨결혼했다.햇수로5년인데벌써두아이의엄마가되었다.

큰애는외할미를닮아무척활동적이고보스기질이있다.

이제세살인데교회에가면대여섯살짜리한테절대로안진단다.

우리집에오면비상이다.이방,저방돌아다니며눈에띄는건모조리꺼낸다.

특히내방에오면숨겨둔과자를잘찾아낸다.

작년두살때딸애가둘째를임신해서두세달우리집에머물렀다.그때큰애를주로내가봤다.

딸애가못하게했지만가끔과자를주었다.그래서나만보면과자달라고손을내민다.

내가안줄요량으로"야,게다리춤추면과자주지"하면어디서배웠는지금방게다리춤을추곤했다.

그후로는나만보면무조건게다리춤을추어온가족이웃기도했다.

어제주일예배를드리고딸네가족넷이집으로왔다.

그전날시댁부모님과세분시누이네가족들을딸네가새로이사한김포로초대해서집들이를했단다.

큰애가과식을해서아침교회로가는차안에서구토를했다고한다.갓길에차를세우고상비약을먹였단다.

밥을굶겨핼쓱한얼굴로왔다.아내가흰죽을쑤어먹였다.

마침집에와있던사촌언니(손녀)와잘먹고놀았다.그러다가손녀와싸워딸애가나무랐더니금새"언니,미안해"하고사과한다.

갈때현관에서"할아버지,안녕"하고배꼽인사하는그예쁜모습-.

이게바로노년의즐거움이다.

한창자랑하다막내외손녀의자랑은빼먹었네.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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