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오는날오전이다.
숙제도마쳤고,당장급한일도없어사무실은아내에게맡기고하루쉬기로했다.
아내는집을나서며제발푹쉬라고당부,또당부다.
오늘처럼비내리는날이면한잔잘하는내버릇을염두에두어서다.
그래,오늘은얌전히쉬는거다.
그런데그게맘대로잘될런지-.^^
노트북을열면서CD를올렸다.
창밖을보니아직도비가내리는지우산들을쓰고다닌다.
이런날잘어울릴것같은음악이다.
끌로드치아리(ClaudeCiari)의음악들이다.
첫곡으로’첫발자국’이흐른다.
언제들어도매끄러운기타의선율이참좋다.
이사람의낯익은곡들가운데유독내가슴을울리는곡이있다.
‘안개낀밤의데이트(LaPlaya)’-.이곡만들으면가슴이찡~하다.
지난1966년봄,그때난부산에있었다.
가고싶었던대학은낙방하고,차선책으로택한대학엘다니며좀우울했었다.
그때내마음을풀어준게부산CBS의방송이었다.
일요일오후2시의고전음악도좋았다.주페’시인과농부’서곡이시그널로나오는-.
시간대는기억에없지만’듣고싶습니다들려주세요’란프로를종종들었다.
빌리본악단이연주하는’귀여운꽃(PetiteFleur)’이시그널로나왔었다.
그곳에서만난음악이’안개낀…’이었다.
그해봄스산하게봄비는내리는데들려온이음악은내맘을흔들었다.
제목이말해주듯나를아스라한몽환(夢幻)의세계로이끄는듯한-.
그후부터이곡만나오면그때66년의’답답했던봄’이떠오르곤했다.
서면로터리며내가살았던연지동,서면서버스를타고오면지나치던’하야리야’부대.
아,참.성지곡유원지도있었지.
이곡과함께즐겨들었던시그널음악이한곡더있다.
‘가방을든여자’.이음악은땅거미가진저녁마다울려퍼졌었지.
참으로애틋했던시절,그시간들을잠시추억해보았다.
‘안개낀…’은벌써흘러갔고지금은’아랑페즈협주곡’의2악장편곡이흐른다.
가만보자.뒤에또하나추억의곡’금지된장난’의’로망스’가있네.
이영화는50년대중학교땐가진주’용사회관’이란본성동의조그마한극장에서본기억이난다.
모처럼이곡도들어봐야지.^^
봄비가오는듯한포근한날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