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리밥유감’을올렸으니’쌀밥이야기’도해야겠다.
나는5남매중맏이였다.
내밑으로두살터울의여동생,그리고남동생셋.
당시만해도남자가대세였고,게다가장남이었으니대접좀받았다.
음식도맛있는건부친다음으로내차지였으니웬만한음식은거들떠보지도않았다.
그래서어릴땐’입이짧다’는소릴많이도들었다.
밥만해도그랬다.
쌀이귀한시절이었으니삶은보리쌀을깔고쌀은가운데조금안쳤다.
어머니는밥을펄때두그릇만쌀밥을퍼고나머진몽땅섞어버렸다.
물론두그릇은아버지와내몫-.
그래서지금도동생들은그시절을떠올리며야속했던어머니를원망(?)한다.
그후집안이어려워져나도보리밥을먹어야할때가있었다.
밥술을뜨고고생(?)하는나를보다못해어머니는당시옥봉성당에서나눠주던’강냉이죽’을먹게했다.
보리밥보다차라리강냉이죽이나았다.
60년대초인가는’안남미(安南米)’가쌀대용으로나왔다.
동남아에서수입해온쌀인데길죽하고밥을해놓으면기름냄새가났다.
게다가밥이찰기가없고펄펄날았다.
그래도보리밥보다는좋았다.
지금생각해도못말리는쌀밥매니아다.
이런전력(前歷)을가졌는데,이제와서보리밥을먹을수는없다.
보리빼고다른잡곡은잘먹는다.
요즘은검은콩을불려서먹는다.밥맛도좋고건강에도좋단다.
지금도잊지못할쌀밥이있다.
내가모협동조합중앙회에근무했던78년으로기억된다.
당시고양군(지금의백석쯤될까)의모조합을방문했었다.
그때만해도찾아가는길이힘들었고전형적인농촌마을이었다.
점심때쯤찾았다.이사장이자기집으로가자며이끌었다.
둥근상에몇가지반찬과밥을내왔다.밥이가히환상적이었다.
그때가가을이었는데검은콩을올린밥은진보라색이었다.
모락모락김이오르는쌀밥은기름을두른듯윤기가흘렀다.
무슨쌀로밥을했는지물었더니’아끼바레’란품종이라고했다.
그쌀밥이아직도눈에선하다.
요즘이천의쌀밥집이괜찮다던데그맛일까.
날을잡아가족나들이를한번해야겠다.
한마디만더-.
누가뭐래도밥은맛으로먹는거지약으로먹는게아니란걸말하고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