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질 급한 사람들

오늘아침신문에서’욱하는한국인’에관한기획기사를재미있게읽었다.

성질급하기로는한몫하는나인지라관심있게보았다.

어릴땐성질도누그럽고찬찬하다는소릴들었던내가청년기에들면서부터이상하게’싸움닭’으로변해갔다.

괜히옆사람의일에끼어들어황당한일을당하기도했고,어디서건잘못된일을보면그대로넘어가지못하고반드시한마디를해야직성이풀리는’쪼잔한’사내가되었다.

그래서때로는손해를감수해야만했다.

심지어는가족들에게까지시도때도없이잔소리를늘어놓아아내로부터’짬보’라는달갑잖은별명을얻기도했다.

이젠나이들어많이수그러들긴했지만(내가생각할때)아직도급한성질은그대로남아있다.

이건분명히선대(先代)할아버지의성질을그대로닮은듯하다.

생각지도않게지난월요일부터사흘간의휴식을가졌다.

덕분에김포딸네집도다녀오고편하긴했지만노는게썩좋은것만은아니었다.

육신은편한데할일없이빈둥거리니소화도안되는것같고여러가지로편칠못했다.

평생쉬지않고달려왔으니그게아마몸에익은듯하다.

그러고보니정년퇴직하여노는게지겹다고하소연하는친구녀석들의푸념을알만도하다.

출근길에굴레방다리에서버스를내려지하철을갈아타려고아현역으로갔다.

마침지하로내려가는승강기가있어탔다.막문이닫힐려고하는데10m앞쪽에서여자두분이쫓아왔다.

그러자안에타고있던여자한분이아는체를하며버튼을눌러두사람은탈수가있었다.

그런데일은승강기안에서벌어졌다.뒤늦게탄두사람중한사람이승강기에타기전잠깐멈춰서서버튼을눌러준여자분에게고맙다고인사를했다.

단몇초였는데그걸참지못하고안에타고있던같은또래의여자분이버럭소리를쳤다.

"빨리타지않고뭣해요."

인사하던여자분은멋쩍은듯눈을껌뻑이더니말없이탔다.

승강기가닫히고내려가자버튼을눌렀던여자분이따지듯말했다.

"아니,그잠깐사이에그렇게소릴질러요?"

"급한시간에사람들이기다리는데들어와서인사하면안돼요."

그러자인사하다가소릴들은여자분이나섰다.

"야,참.세상겁나서어디살수있겠나."

5초(秒)정도승강기가내려가는사이고성(高聲)이오갔다.

승강기가서고문이열리자먼저고함을질렀던여자분은급한일이라도있는듯휑하니달아났다.

바쁜일이라도있는지,아니면정세가불리하다고판단되어선지는알수없다.

인사하다가소릴들은여자분이그걸보고한소리한다.

"저런미친X같으니라구."

오늘아침출근길에서만난지하철역풍경이다.

그여자분들은나이일흔을전후한노인들이었다.

명색이집에가면어른자리에있을사람들이이모양이니젊은이들에게더무엇을바랄까.

이게오늘날대한민국의웃지못할현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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