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유히흐르는강물위로배한척이떠있다.
배안에마주앉은두사람.
이별을눈앞에두기라도한듯고즈넉한정적靜寂만이흐른다.
강물위를스쳐가는바람이머리칼을어루만진다.
이윽고감정이치미는지여인의입술에경련이인다.
입술이열리며탄식하듯떨어지는한마디.
"이젠안녕~"
차이코프스키의6월을들으며상상해본정경이다.
좀세속적인가.^^
이름은’뱃노래(Barcarolle)’지만우리네사공들의흥겨운가락은없다.
다만,차이코프스키만이연출하는연민과표출되지못한뜨거운분노가있을뿐.
그렇지만6월의싱그러움과아련함은있다.
이토록사람의심금을헤집는고혹적인뱃노래가또있을까.
우리가알고있는’사계四季’는여럿있다.
비발디가1723년작곡한’화성과창의의시도’란12곡중처음4곡을묶어이름붙인’사계’는삼척동자도다아는고전음악의대명사가되었다.
하이든이1801년작곡한오라토리오’사계’는대중화되지못한아쉬움은있지만그매혹적인노래들은애호가들의사랑을받고있다.
여기에버금가는또하나의’사계(TheSeasons)’는단연차이코프스키의몫이다.
러시아페테르부르크에서음악잡지’누벨리스트’를발행했던니콜라이베르나르드란사람이있었다.
그는차이코프스키를꼬드겨1876년1월부터12월까지매월그달에어울리는시를선택,그느낌을피아노곡으로만들어달라고부탁했다.
그결실로얻어진것이’사계'(op.37b)이다.
1월은푸시킨의시’화롯가에서’,2월은비야젬스키의’카니발’
3월은마이코프의’종달새의노래’,4월은마이코프의’달맞이꽃(혹은아네모네)’
5월은페이드의’백야白夜’,6월은프레시예프의’뱃노래’
7월은코리체프의’수확의노래'(혹은농부의노래),8월은코리체프의’추수’
9월은푸시킨의’사냥’,10월은톨스토이의’가을의노래’
11월은네크라코프의’트로이카’,12월은주코프스키의’크리스마스’
그가운데가장인기있는곡이6월의’뱃노래’다.
어떤이는이곡을담백하고간결하며잔잔한애수를품은선율이라고말했다.
그렇지만이아름다운선율속에는부글부글끓어오르는차이코프스키특유의격한분노가엿보인다.
왜여유로운뱃노래에까지그의못다한분노가묻어나올까.
러시아의츠나강에스쳐가는6월의바람때문일까.
그래서그의뱃노래에는흥겨움보다쓸쓸한고독이흐르는듯하다.
알렉세이프레시예프는6월을이렇게노래했다.
"바다로가자
신비로운슬픔을머금은파도가
우리의다리에키스를보낸다
별들이우리머리위에서반짝인다"
이곡들은피아노곡으로만들어졌지만훗날알렉산더가우크에의해관현악곡으로편곡되었다.
피아노에도처연한고독은있지만관현악의조화는그맛을훨씬드높인다.
차이코프스키의6월은그래서더욱애잔하기만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