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病은 겸손을 가르친다

내일정기검진이있어오전8시쯤집을나섰다.

집이연세대인근이어서세브란스병원까지는마을버스로5분정도거리다.

지난2009년12월고혈압검진을위해매월다니는동네의원에서혈액검사를했었다.

대개는다음검진시검사결과를알려주는데,이틀후인가집으로연락이왔다.

빨리병원으로오라는것이었다.갔더니의사선생이어떤부분의수치가엄청안좋으니큰병원으로가서재검사를해보라는것이었다.

세브란스병원에예약을하고주치의를만나재검사를했다.

역시동네병원의검사가정확했다.그로부터석달정도집중치료를받았다.

치료후엔석달간격으로투약投藥없이정기검진만받고있다.

3년이넘었지만별다른어려움없이잘지내고있다.

다만고혈압검진을위해매달동네병원을찾고있을뿐……

세브란스병원채혈실은오전8시가좀넘었는데도초만원이다.

저마다번호표를든사람들이우왕좌왕정신이없다.

채혈대가10여개지만10분정도기다려야만했다.

저마다의질병을안고이리저리헤매는모습들을보니건강이주는축복이얼마나큰지알만하다.

비록고혈압약은먹지만육신이멀쩡해서남의부축받지않고마음대로걸을수있다는게감사하단생각이든다.

오늘아침신문을보니우리나라사람들의’건강수명壽命’이70세고,평균수명은80세라고한다.

그러니까70세이후80세까진각종질병으로병마와싸우다가재산다날리고죽는다는것이다.

나이가70이넘은사람들의소원을들어보면대다수가병들어고생하지않고하룻밤사이에죽었으면하는바램이다.

아프지않고건강하게살다가순식간에죽는것.그보다더큰축복은없을것이다.

내가잘아는분은지병으로10여년째고생하고있다.

사흘들이병원에들러야하고상당한치료비도들어갔다.

그렇지만그분은절대로병에대해한탄하거나비관하지않았다.

그분은가끔위로하는사람들에게이렇게말했다.

"나를위로하지마세요.나는내육신의질병을절대로병이라고생각하지않아요.내가만일이런병이없었다면얼마나기고만장해서남을깔보고살았을까요.병은제게겸손을가르쳐주었지요.이병을생각할때마다나는내잘못을반성하게되고나는아무것도내세울것없는못난사람이란걸깨닫지요.육신의병은하나님이제게주신십자가지요.내십자가를지고나가는삶을저는감사하게생각해요.병은저에게하나님을가슴속깊이영접하게했고,저에게겸손이란보물을가르쳐주었습니다."

겸손을가르쳐주고절제하는삶을살게하는병.

병은’원수’가아니라더불어동행하는’스승이자친구’인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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