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억은 실타래처럼 끝이 없다

어릴때맏이었던나는어머님의심부름을많이했다.

심부름뿐만아니라숯불을피운무쇠다리미로빨래를대릴때나동네우물에가서물을길어오는일들까지여러모로도와드렸다.그렇지만진짜(진주말로’애나’)하기싫었던게있었다.

그것은실타래를풀어실꾸리에감는일이었다.실타래에두팔을넣어실꾸리에모두감을때까지어머님과마주보고앉아있는일은정말하기싫었던일이었다.

실타래의실은감아도감아도끝이없었다.

열살안팎의어린나이라좀이쑤셔몸이라도비틀라치면어머님의불호령이가차없이떨어졌다.

그것도꿇어앉아서두팔을내밀고거의30여분이상을견디는일이란쉬운일이아니었다.

간혹실이꼬여본래의줄을찾기까지그과정또한만만치않았다.

어린생각에그냥실을끊고적당히줄을찾아매듭을만들면좋으련만어머님은절대로실을끊지않았다.

그래서제대로된줄을찾기까지벌罰도그런벌이없었다.^^

조금전블로그를뒤적이다가며칠전올린’그꿀밤나무가생각난다’를다시보았다.

어린시절살았던동네’보리당’의꿀밤나무에서나무진을핧아먹던풍뎅이의이름이생각났다.

그풍뎅이를우리는’사또방게’라고불렀다.

여름철꿀밤나무아래에가서보면나무진이줄줄흐르는곳엔언제나사또방게가있었다.

내블로그에자주찾아오시는B님이나C님의말씀처럼꿀밤나무에는사또방게뿐만아니라굵직한말벌들도많이있었다.오히려사또방게보다말벌들이더많았다.

꿀밤나무를기어올라가서사또방게를잡기위해서는말벌들을조심해야했다.

자칫잘못하다가말벌에게쏘이기라도하면’대형사고’가나는날이었다.

실제로꿀밤나무위에올랐다가말벌에쏘여대굴대굴구르는동네친구들을여럿보았었다.

그렇지만나는말벌의벌침을맞아보진않았다.

간혹일벌에게쏘여눈이퉁퉁붓거나볼이부어고생한적은있었다.

그때만해도친구들중에벌에쏘여눈이안보일정도로퉁퉁부은모습들을자주보았었다.

좀지저분한얘기지만우리는벌에쏘였을때이빨에있는’잇똥[齒糞]’을긁어바르곤했다.

그게벌침을가라앉히는데효험이있다고믿었으니까.ㅎㅎㅎ

추억의실타래는끝이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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