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마빛 머리의 소녀

지난밤유투브를뒤적이다가낯익은제목을발견했다.

Debussy,Lafilleauxcheveuxdelin.드뷔시가작곡한’아마빛머리의소녀’였다.

고전음악의맛과멋을알기시작한지난60년대중반,드뷔시란프랑스작곡가를알게되었다.

흔히들인상파음악의대가라고사람들은일컫는다.

그렇다면인상파음악이란무엇인가.음악평론가박용구선생은그의저서’교양의음악’에서이렇게말했다.

<…..음소재音素材자체의감각적인측면,화음의절대적인정서적가치,음색의섬세한뉘앙스의추구-그것은2백년에걸쳐음악의구조를이룩해온기능적인화성논리和聲論理를거부하지않고는달성할수없는음악의세계였다.하나의차원次元을희생하지않고는새로운차원을획득할수는없다.그러므로드뷔시의예술을과거의차원에서이해한다는것은불가능한일이다.그것은물체를그리려고한과거의그림과,빛의형태를그리려고한후기인상파의그림을같은차원에서이해하려는것과같다.그렇다!드뷔시는인상파의화가들이빛과그늘이빚어내는색깔의뉘앙스로우주를감각한것처럼음과리듬과음색의뉘앙스로우주를감각했다…..

쇼팽의피아노예술과드뷔시의피아노예술이근본에있어서다른점은여기에있다.쇼팽은감정의예술인데비해서드뷔시는감각의예술인것이다….>

내가느낀드뷔시의음악은몽환夢幻그것이었다.

‘월광’이그랬고’아마빛머리의소녀’가그의체취를더욱강하게각인刻印시켰다.

그의음악에서는언제나짙은고독이묻어나왔다.마치해는져서어두운데나홀로대문앞에나와앉아있는듯한쓸쓸함을안겨주었다.

20대초반에이곡들을들으며처음고독을배웠던것같다.

그고독은나중에알수없는서글픔으로변했고,마침내눈물을삼키게했었다.

그처럼드뷔시의음악은베토벤이나쇼팽에서느낄수없는야릇한감정을유발시켰다.

서늘한바람이불어오는가을저녁이나한밤중에둥근달을쳐다보며이곡을듣는다면그감흥은더할것이다.

드뷔시도쇼팽처럼24곡의전주곡을남겼다.

24곡은제1집12곡,제2집12곡으로나누어지는데’아마빛머리의소녀’는제1집의8곡이다.

박용구선생은’교양의음악’제3권피아노곡편에서이곡을이렇게설명하고있다.

"클로버의꽃이만발한풀밭에앉아서멀리있는소녀의매력과아름다움을노래하는스코틀랜드풍의연가戀歌로된고답파高踏派의시인르꽁뜨드릴의시를내용으로한우아하고귀여운소품.더구나바이올린독주용으로편곡되어만인의애정을받고있다.섬세한서정시인으로서의드뷔시의일면을보여주는매력있는곡이다.

드뷔시의서거후에경매된자필원고속에초기작품으로추정되는가곡이르꽁뜨드릴의이시를가사로한것으로보아드뷔시가충분히발효醱酵시킨시의세계인것같다."

원래피아노곡이지만바이올린,플룻,하프곡으로도편곡되어사랑을받고있다.

2분20초정도의소품으로가을밤에이곡을듣는다면드뷔시에더빠져들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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