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아침신문에소개된한계령의단풍이내눈길을사로잡았다.
어제서울을떠나단풍구경나선차량이40만대를넘었다니,우리나라사람들은구경이라면참지못하는열혈민족임에틀림없다.
이웃님의글을읽는중에산행후가래떡넣은어묵국(오뎅국)을맛있게먹었다는얘기를들으니생각나는게있다.
내가어릴적먹었던어묵국에는항상가래떡이들어있었지만요즘은구경하기힘들어서였다.
5,60년대의고단했던시절,어머님은어묵국을자주끓여주셨다.
너나없이삼시세끼챙겨먹기도힘들었던시절이었지만우리집은그런대로할아버지의농사덕분에밥술은떴었다.
그렇지만다섯남매를먹여야했던어머님은가급적질보다는양을선택했고,국물이많은어묵국을자주끓였다.
어묵국에는어묵외에도여러가지가들어갔다.곤약이나무,다시마를넣었고가래떡(진주에서는’떡가래’라고불렀다)이빠지지않고들어갔다.
어묵은생선을재료로하다보니많이먹으면느끼하지만그때건져먹는가래떡의맛은담백하면서도쫄깃했다.
그래서우리형제들은제일먼저가래떡부터손이갔고,그것은언제나맏이인나의몫이었다.지금도간혹형제들이만나면그이야기를꺼내섭섭했던심사를드러내곤한다.
그만큼가래떡은어묵국에서최고의식재료였고가래떡없는어묵국은상상조차할수없을정도였다.
한때’B오뎅’이인기를끌었고가끔친구들이만나면2차로오뎅집을찾기도했다.
그유명하다는오뎅집에는가래떡이없었다.그래서업주를불러"유명하다는오뎅집에가래떡이없으면무슨맛으로먹느냐"고물었다.점주는난생처음들어보는듯"아니,오뎅국에가래떡이왜들어가지요?"하고내게되물었다.
이래서야어떻게오뎅집을하나,마음속으로는안타깝지만모른다는사람을어쩌랴.
어묵국에서가래떡다음으로좋아하는게무이니,나의취향이좀특이한것인가.
어묵국이야기를하다보니생각나는추억꺼리가또있다.
50년대진주중앙시장에가면어묵을직접만드는가게가있었다.
하도고소한냄새를풍겨종종가서구경했던기억이난다.그가게에선잡고기(생선)들을수동믹서기(손잡이를돌리면고기가로라사이에서갈려나오는)로돌려죽처럼된생선을제기祭器같은납작한그릇에떠서펄펄끓는기름가마에던져넣었다.
잠시후노릇노릇하게튀겨져올라온어묵은저절로침이넘어가게만들었다.
아주가끔그갓튀긴어묵을사서호호불며먹었을때의그고소함이란어찌말로표현하랴.
그어묵가게는물론지금은구경할수없을터이다.
그래도어묵국하면가래떡과그어묵가게가생각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