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수원가는길에두사람의젊은할매들을만났다.
그들을알아서만난게아니고우연히내옆좌석에앉는바람에만난것이다.
한사람은60대초반쯤되어보이고,한사람은50대후반으로보이는젊은할매들이었다.
내옆자리는좌석이하나밖에없어60대가앉았고50대는서서이야기를주고받았다.
나는자는체했지만그들의소근거리는이야기소리는선명하게내귀에들어왔다.
50대젊은할매가먼저이야기를꺼냈다.
-형님,아무리생각해도큰일났어요.딸애가하루에도서너번씩전화를해대니견딜재간이있어야지요.남편도그땜에마음고생이되는지잘안마시던술까지마시네요.그걸보니딱하기도하고아무래도적금해약해서보내야할것같아요.
-동생,잘생각해서해요.달란다고쉽게주면자꾸손을내미는거야.모른정잠간이라고시치미뚝떼고넘어가면안될까.그돈도노년을생각해서모아둔것이라며.
-아휴,내팔자에노년까지챙길수가있나요.삼년전시집갈때도노후생각한다고장만한상가하나팔아치웠잖아요.그것만하면끝날줄알았는데,사위가밑천이달린다고딸애가도와달라는데모른체할수도없고정말난감하네요.이러다가노후자금은고사하고아들놈장가밑천까지날리게되었다구요.에휴.
-글쎄,잘알아서해요.그렇다고딸자식이급한소리하는데안도와줄수도없고,참딱하네.
잠시말문을닫더니새로운화제로입을연다.
-그나저나형님,아들혼사는잘돼가요.
-말도말게,이사람아.그생각만하면열불이터진다니까.
-아니,형님.그만하면신랑깜으론괜찮은것아닌가요.번듯한직장있겠다.인물준수하겠다.뭐가꿀려서그런생고생을하신대요.참,별일이네.
-동생,염장지르지말어.내한테자식이라곤그놈하나밖에더있어.우리내외도나이가있고하니노년에자식데리고오손도손살고싶은데며느리감이죽어도시부모모시고살기싫다고난리를부리는거야.아들녀석도첨엔부모편을들다가이젠며느리편을드네.한심한자식같으니라구….
-형님,섭섭하지만아들말들으세요.나중에손주생기면그치닥꺼리어떻게하실려고그래요.못이긴체아들말듣고분가시키세요.
-아휴,몰라.어째야할지모르겠네.
두사람은한동안말이없더니60대가먼저입을열었다.
-동생,그거A말이야.재혼이야기는잘돼가?
-글쎄요.그양반도고민인가봐요.나이육십에새살림차릴려니자식들눈치도보이고.얼른결정을내리지못하고밍기적대고있어요.
-아니,신랑감이칠십이넘었다며.그나이에무슨영화를누릴려고그러나.남자가돈은좀있대?
-몰라요.아파트는하나있다고들었는데,무슨고생하려고그러는지모르겠어요.
두사람의이야기는계속되었지만나는내릴역이다가와서자리에서일어섰다.
젊은할매두사람의세상살이가잘풀리기를빌면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