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도 나는 국수를 삶는다
이미올린글을통해어머님이국수를좋아하셨다는얘기를했었다.
지금도아내는국수만보면어머님얘기를꺼낸다.살아계실때간혹아들집을찾아오시면아침부터국수를삶으라고말씀했다는것이다.아내가아침준비하며반찬땜에걱정을하면그냥국수를삶으라고하셨다는거다.
국수를좋아하셨고,냉면을엄청즐겨드셨던어머님은평소"내가죽거들랑제사음식올리지말고냉면이나한그릇올리면된다."고말씀하시곤했다.
엊저녁퇴근하고오니아내가국수를삶아놓았다.
유달리국수를좋아하는나는국수를보자피로가풀리고생기가돌았다.
간혹티비를보다가국수먹는장면이나오면나도모르게입맛을다신다.이걸보고아내는또한소릴한다."도대체얼마나먹어야국수타령을안하지."
아내는먹다남은삶은국수를포장해서냉장고에넣으며내일점심때먹으라고일러준다.
멸치육수내는방법도일러주고,찬국수는먹기전뜨거운물로헹궈야한다고가르쳐준다.
오늘아침일찍아내는당일치기관광에나섰다.
친구들끼리강원도정선을다녀오기로했다는것이다.
아침밥을늦지않게챙겨먹으라며몇가지반찬도만들어놓았다.
그렇지만내가누군가.아내가문밖을나서자나는멸치육수를끓이기시작했다.
찬국수는뜨거운물로헹구고고명은무채를얹기로했다.
육수에간장을풀고고춧가루와참기름까지넣으니근사한아침한끼가만들어졌다.ㅎㅎㅎ
멸치육수가남았길래점심까지국수로떼우기로했다.
대충설거지를마치고찬장에서국수를꺼냈다.물을끓이고삶는거다.
국수를삶으면마음이푸근하고행복해진다.
전에법정스님의어떤글에서스님이가장행복한때는국수를삶아찬물에헹구고한올맛볼때라고했었다.
나도그러니,참으로별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