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칠동안일에파묻혀살다가토요일이라늦잠을잤다.
아침밥을먹는데아내가느닷없이김포로가자고조른다.
며칠동안작은외손녀를못보다가엊저녁딸애의폰으로’할머니’소리를듣고는안되겠다는거다.
며칠후며늘애가손녀를데리고아들이있는베트남으로간다니까겸사겸사점심이나먹기로했다.
초등학교3학년인손녀의생일이12월17일이다.
이날은1770년베토벤이태어난날이기도해서손녀만보면베토벤을떠올리기도한다.^^
마침이번생일은애비와베트남에서지내게되어미리당겨서생일잔치도해주기로했다.
당연히생선회를좋아하는손녀를위해횟집에서점심을먹기로했고….ㅎㅎㅎ
딸네집에갔더니외손녀둘이자지러질듯반가와한다.
늘느끼는일이지만친손주와외손주는너무대조적이다.
친손주는우릴보고도씩미소짓는것으로인사를대신한다.물론중학생,초등학생이어서긴하지만어릴때도덤덤하긴마찬가지였다.
반면외손주들은다르다.집으로들어서면난리다.목을끌어안고"할아버지,보고싶었어요"하고아양을떤다.
그래서곰곰생각해보았다.
결론은친손주는나를닮고외손주는아내를닮았다고결론을내렸다.
나는국민학생때학교에어머니가오시면일부러못본체외면을했다.웬지부끄러워서였다.
중학교2학년때경주로수학여행을갔는데,부산역에마중나온고모님을보고도외면을해서크게꾸지람을듣기도했었다.지금의손녀가그때의나와너무도닮았다.
작고하신장모님은평소이런말씀을하셨다.
자네아내는어릴때하도아양을잘떨어자네장인어른이참좋아했었지.아빠만보면헛웃음을웃고목을끌어안고호들갑을떨었거든.
아무래도외손주들은아내를닮은것같다.
사위와차를한잔하는데네살배기큰외손녀가내게오더니’당돌한’질문을던졌다.
"할아버지,할머니와결혼했어요?"
"그럼,했지.그런데?"
그러자의외의질문을던진다."결혼을하면애기가생기는데애기는어디있어요?"
당돌한질문에사위가나섰다."애기?저기엄마가할아버지애기야"하고딸애를가리켰다.
그소리에모두들웃음보가터졌다.
점심먹으러횟집에갔다가큰외손녀는다시한번웃음을선사했다.
상위에놓인겨자를입에댔다가울쌍을짓는거였다.
내가"왜그래"하고물었더니대답이또웃음을짓게한다.
"이게아이스크림인줄알았잖아요"그러고보니겨자가녹차아이스크림처럼생겼다.
외손녀덕분에모처럼맘껏웃어본하루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