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춘절에 맛보는 미역비빔밥

모처럼한가롭게즐겨보는입춘절이다.

아내는운동하러아침일찍나갔다.나가면서오늘은개인레슨이있어동호인들과점심을함께먹어야할거라며혼자서점심을먹으라고말했다.

혼자서끼니를챙겨먹는일도이젠익숙하다.오히려혼자식사할때면평소먹고싶었던음식의재료들을사놓았다가직접요리해먹기도한다.

그래서오늘점심은미역비빔밥을만들어먹기로했다.

물미역은어제마트에서사놓았다.깨끗이씻어5센티크기로잘랐다.

자른미역을끓는물에데쳤다.뜨거운물에넣으니미역은초록색으로변한다.

초록이주는싱싱함으로군침이돈다.때로는이데친미역을안주삼아한잔하기도한다.^^

큰그릇에밥을퍼고그위에미역을듬뿍얹었다.

미역위에내가만든비장秘藏의마늘장을한숟갈넣고비볐다.

짜잔~~미역비빔밥이완성되었다.내가만들었지만먹음직하다.ㅎㅎ

여기에대구알찌개와봄동김치,나박김치를곁들였다.

진수성찬까지는아니어도입춘절의점심한끼로는괜찮아보인다.

여기서하나,관건은마늘장이다.

지난1월마트에서풋마늘을사왔을때흰머리부분은먹었고푸른잎새부분은잘씻어보관해두었다.

이잎새를잘게다져진간장과고추가루만으로버무려간장을만들었다.

아내는마늘잎새로간장을만든다고엄청타박을했다.오로지파간장만을선호한다.

그렇지만나는어릴적어머님이만들어주셨던마늘장에대한그리움이있다.

어린시절마늘장은요맘때식탁의단골손님이었다.이걸뜨거운밥에비벼먹으면그렇게맛이좋을수가없었다.

그래서지금도풋마늘이나오면잎새를잘다듬었다가마늘장을만들어먹는다.

미역비빔밥에는밥과물미역,미늘장만있으면그만이다.

미역비빔밥을먹다보니1968년의입춘절이떠오른다.

그해1월하순,39사단신병훈련소를졸업한나는육군포병학교포병통신후반기교육을받았다.

당시는국내외정세가급박하게돌아갔었다.김신조일당의무장공비침투로1.21사태가벌어진데다가미국잠수함푸에블로호가북한군에나포되어일촉즉발의위기상황이었다.

68년2월4일입춘절날우리는화순군의야외교육장에나가있었다.

그날따라눈보라가억세게몰아쳤고,우리는쓰리쿼터의화물칸에포장을치고교관으로부터무선기조작방법을교육받았다.

눈보라가치는영하의날씨에맨손으로차가운무선기를만지는일은지금생각해도끔찍하다.

교관의눈을피해장갑을끼고무선기를만지면어김없이호통과함께지휘봉이손등으로날아들었다.

"야,이놈들아.총알이날아다니는전쟁터에서도손시렵다고장갑끼고무선기만질거야?"

그날눈보라속에서점심을먹었다.

밥은식었고국조차얼음짱이었다.부식으로무채무침이나왔다.

달달하고아삭아삭씹히는무채무침이그렇게맛있을수가없었다.

그래서지금도무채만보면반갑고그시절이생각난다.

입춘절에맛본미역비빔밥,석류주한잔과도어울릴것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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