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대’겨울나그네’여,오늘에사그대의찬가를올리노니,
작곡자가슈베르트고작사자가빌헬름뮐러란단초적인차원을떠나서그대에게할말이있어.
그대도잘알지.그때가내고교3학년시절이었으니반세기도넘었네.
그해초겨울,아마11월이었을거야.진주삼성다방에서’E음악동호회’가음악감상회를열었었지.
듣고싶어갔다가입장거절당했잖아.머리빡빡깎은고등학생이라고.
할수없이나오긴했지만미련을떨쳐버릴수가없었지.그래서밑에있는제과점앞에서머뭇거리다가다시2층다방으로올라갔었지.
막계단을올라가니첫곡’밤인사(GuteNacht)’가흘러나오는거야.
낭랑한피아노소리가끝나자누군가말했듯’비로도’보다더부드러운디트리히휘셔-디스카우’의기름진노래가내귀를두드렸어.처음들었지만대단하데.그음성에반해버렸지.^^
첫곡’밤인사’부터마지막스물네번째곡’거리의악사’까지거의칠십여분을계단에서쭈그리고앉아들은것도그대는알고있겠지.
다음해,그러니까1964년봄내가친구들과고전음악감상회를만들고첫감상회를도립병원옆마돈나다방에서열었을때,한친구가축하선물로사온게두장짜리그대였어.덤으로푸르트벵글러가지휘하는베르린필과디스카우가노래하는말러의’방황하는젊은이의노래’도있었지.
그뒤부터그대는내단짝이되었지.
80년대후반직장생활을접고자그만사업을처음시작하면서일이안풀릴때집에돌아오면제일먼저만나는게그대였어.
첫곡’밤인사’를틀어놓고엉엉울면아내가뛰어와서말리기도했었지.한두번이아니었어.
그래서그대는나의영원한친구,내삶의동반자가된거야.
요즘도그래.간혹집에서한잔할때처음은그대가아니거든.
처음엔젊잖게키타로[喜多郞]부터시작하지.그것도대개’비천飛天’부터.
그러다가’쿠스코(Cusco)’나조지윈스톤을만나고.때로는페리(J.F.Perri)의’불의땅’같은음악도.
그런데끝은꼭그대야.그대를만나면먹을만큼먹었다는신호가온거지.
침대에언제갔는지도모르니까.^^
다음날그대가오디오앞에있는걸보면정신이번쩍들지.
아,어제좀과했구나하는생각이들거든.ㅎㅎ
하지만그대를만나는날이나는그래도기분좋아.그대를보면서웃기도하고울기도했을것같아서.
물론울었다간난리나지.아내가뛰어오니까.그래서마음속으로우는것그대도알지?
오늘도한잔했지.볼일있어나갔다가일찍들어왔잖아.
아내는부산에서큰언니가오셨다고여의도둘째언니집에갔거든.
그러니나혼자한잔해도괜찮겠지.아직그대와만날시간은아니고.ㅎㅎ
어째제목이’음악에붙임’과비슷하네.
그노래도좋아하니이제목도괜찮은것같아.
그대,항상고마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