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정이한참지났다.
오랜만에술을한잔따라놓고좋아하는키타로의음악을듣노라니만감이교차한다.
웬지요즘은좀피곤하다.솔직히고백하건데,지난월요일(2월24일)그날도모처럼생선회를사와서한잔하면서타리아비니(영화’물망초’의주연테너)의노래를듣다가잡음때문에전원을잘못꺼는바람에내노트북이망가져버렸다.동네컴수리가게에갔더니기술자왈,급정거로하드가망가졌으니새로갈아야한다고엄포를놓았다.
수리비도만만찮아서그냥싸들고왔다.간간히댓글다는건사무실컴으로해결하고.
고민을거듭하던중어떤일로아들이집에왔다.
자초지종을얘기했더니아버지,이런정품은연락만하면기사가오고아니면이대건너편에가시면서비스센터가있는데왜걱정하십니까하고도리어내게반문했다.그러면서제가한번보고안되면서비스센터에연락하세요하고가져갔다.다음날아들이아버지다고쳤습니다.예전에보시던그대로복원했습니다하고연락이왔다.
이렇게고마울수가.
들어가는말이좀길었나.
사실지금까지내블로그에올린글을요약하면나는성인군자요,아내는소크라테스마누라버금가는사람으로그려졌다.내이기심으로.그렇지만그렇지않다.
아내를볼작시면나와동갑내기개띠(46년생)지만분명히생일은나는2월,아내는7월이다.(음력으로)
그러니같은개띠끼리얼마나앙앙댔겠는가.그래도그때뿐이었다.
아내가나와같이여행을안다니는데는나름의이유가있다.
아내가제일싫어하는게술마시는건데여행다니면서나혼자한잔하다보니그게걸림돌인것같다.
그래도지금까지아내와여행을많이다녔다.그것도여행사의당일프로그램으로.
군산선유도도갔다왔고,거제외도도다녀왔다.금산에서는엉터리인삼바가지를써서몇십만원을날리기도했고,거가대교보러간다며나섰다가낭패를보기도했다.
거가대교다녀온이야기를해야겠다.3년전인가그해4월어떤관광사차편으로둘이떠났는데부산기장대변항에서자유식사를하게됐다.마침보니’진주식당’이있어고향생각도나고해서들어갔다.평소내가먹고싶었던멸치회도있어둘이서막걸리한통을시켜한잔만아내에게주고나머지는내가마셨다.
내가계산을하고내려오니마침미역을팔고있었다.기장미역이유명해서아내더러좀사라고했더니알겠다고물건을추려놓고핸드백을뒤지는데지갑이없다는것이었다.
내가아래위층을쥐잡듯이훑었는데도아내의지갑은온데간데가없었다.
다시버스에와서찾아봤지만없던지갑이나올리만무다.
둘이서고개를떨구고(많은돈은아니었지만카드도몇개있었고)용궁사고광안대교며구경을제폐하고앉아만있었다.그사이아내는나름열심히참회기도를드리는것같았다.막걸리한잔먹었다고하나님께.
가덕도를지나거가대교가기전전망대에서잠간휴식시간이있었다.화장실을다녀오는데아내가내게뛰어왔다.
무슨일이지,또급한일이생겼나하고가슴이철렁하는데,아내말이여보,찾았어하고소리를지른다.
뭘찾아했더니지갑이손잡이틈에끼어있었다며환하게웃었다.
그뒤로나는아내에게당신은’나실인’이란별칭을붙여줬다.구약성경에보면삼손도나실인이었다.’택함을받은자’라고하면되겠다.그래서삼손은머리를자르면안되었으니까.
아내도막걸리한잔만먹어도벌을받는다며그이후내가더피곤해졌다.
아내의허락없이내맘대로사진을올렸다.연도를보니2011년4월12일이다.
그때도관광버스로경주벚꽃놀이에가서찍은사진이다.내휴대폰으로.
아내는나를좀피곤하게하지만그렇게옥죄지는않는다.내가한잔만덜하면.
그래서명명백백하게아내가나쁘단말씀은드리고싶지않다.모든게내탓이니까.
한잔먹고겁없이글을올렸다.
이것도내진심이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