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눈박이’ 기자에게 드리는 글

조선일보를구독한지도50여년이되어간다.그래도나는대한민국의언론가운데조선일보가가장정확하고불편부당하며정확한잣대로기사를다룬다고믿고있다.그믿음은지금까지도그대로다.

그런데어제아침인가우연히신문을보다가뜻밖의기사를읽고피가꺼꾸로솟는듯한충격을받았다.신용협동조합(신협)에관한기사였는데,그기사를보는동안내손이부들부들떨렸다.이렇게참담할수가.

나는그신문을구겨서얼른휴지통에넣었다.아내가만일그기사를본다면뭐라고할까.괜찮은공무원자리도사직하고간그직장이이렇게기사화되었다면아마아내도놀랄것이다.

그런데가만히생각해보니억울한생각이들었다.아마신협중앙회는이기사에대해가타부타말을안하리라.

내라도나서서말을좀해야겠다고생각하고그신문을찾았더니구겨져서말이아니다.그래도사진을찍어올렸다.

그기사를쓴기자여,그대는과연신협에대해얼마나아는가?

요즘’세월호’사고로그’구원파’인가하는사람들이만든몇개의신협으로인해그대는우리나라1천여개의신협을비리의온상으로매도했다.그렇다고그세모관련신협들을편드는건절대아니다.

분명히말하건대그신협들이부실대출을했다면당사자들이책임지면될일이다.그런데몇개의세모관련신협이있다고해서대다수의건실한신협들을한통속으로몰수있는것인가.

오늘이마침5월1일,54년전인1960년이날부산에서최초의신협인성가신협이중앙성당에서창립된날이다.

그래서우리나라신협은이날을’한국신협의날’로정하고그뜻을기리고있다.

신협이시작된것은19세기중엽독일이었지만,우리나라는가톨릭수녀메리가별에의해시작되었다.가별수녀는미국인으로메리놀회소속이었다.6.25동란이후부산에서피난민들을돕는구호기관에서일하면서그들의참상을똑똑히보았다.또고리채에시달리는서민들의어려움을수없이보았던것이다.

가별수녀는,이어려움을타개하는방법은곤궁에빠진서민들이스스로일어서는방법을찾아야한다고생각했다.

그래서1957년캐나다노바스코시아주에있는안티고니쉬를찾아갔다.그곳에는성세비어대학이있다.그곳국제코디연구소에서신협교육을몇주에걸쳐받았다.코디연구소는신부코디박사가그곳안티고니쉬를일으킨운동을배우러오는사람들을가르치는곳이었다.한마디로그곳의교육철학은’배고픈사람에게고기를주지말고고기잡는방법을가르쳐라’였다.

3년여의각고끝에우리나라에서신협이탄생되었다.우리나라에는농협을비롯해서수협,축협등많은협동조합이있지만전부가하향식관주도형의협동조합이다.그러나오직신협은민간인들스스로가자발적으로(나는이말을강조하고싶다.그누구의도움,특히관공서의도움이나지원따위없이)자조,자립,협동을기치로만든상향식협동조합인것이다.

이신협을보고1962년당시재건국민운동본부장이었던유달영교수가재건국민운동요원들에게신협교육을받게해서만든것이오늘날의새마을금고이다.

이처럼가장민주적으로만든협동조합이신협이다.그런데알지도못하면서’베일속금융신협’이라고.그게양식있는조선일보기자로서할말인가.

그대들은’세월호’에편승해서기삿거리하나건졌다고뭣도모르고써댔지만,그대는이솝우화를아는가.

아이들은연못으로장난삼아돌팔매질을하지만개구리들은목숨이달린일이다.

그대들은한건했다고호기롭게기사하나만들었지만지금까지54년의역사속에서피땀흘려그조직을키우고지킨사람들에게그대가돌팔매질을하고있는것이다.

지금우리나라신협은전국에1천여개의법인조합이있고,5백만에달하는조합원이있다.그들이모은저축고도거의60조원에이른다.신협이비영리법인인건그대도알겠지.특정한몇사람의조합이아니라주인인조합원의조합이란것도.아참,잊었네.신협의슬로건이뭣인줄알아?’일인은만인을위하여,만인은일인을위하여"다.이런조직을’베일에가린’조직이라고감히말할수있는가.

또하나지적하고싶은건,그대는신협을아무나만드는걸로썼지만이젠신협의신규인가가안되고있다는것이다.진실로신협의문제점을말하고싶다면,왜협동조합을권장하는요즘의세태에서자발적협동조합인신협의신규법인설립인가를왜금융감독원이안해주는지,기자라면그런걸파헤쳐야할것이다.

물론전문경영인이아닌사람들이임원으로봉사하고있지만다대수신협들은참으로건실하게운영되고있다.

왜냐하면신협은은행처럼불특정다수가이용하는게아니라정해진지역,직장,단체(교회등)에서가장잘알고믿을수있는가까운사람들끼리운영하고있기때문이다.

그렇다면,은행은사고가없나.진짜베일에가려진건은행이다.은행을이용하는고객들에게은행이재무구조나손익에대해말한적이있었나.신협은매년정기총회를열어조합의주인이자이용자인조합원에게한해동안의모든업무를투명하게보고하고있다.감사도물론조합원들이직접하고있다.

기자여,그런데도신협이베일에가려있다고생각하나.그’베일에가려진신협’을한국은행을비롯한시중은행들과농협중앙회의직원들이만들고운영하는데,그건어찌생각하나.

그래,세모관련신협들이대출해준총액이1백억원이라고한다.그대출때문에60조원에달하는신협을’베일’운운할수있는것인가.기자의양심에묻고싶다.

어떤은행은사기로몇천억원을당했는데도그대는’베일’이라고말했던가.

더긴말을하고싶지만’빙산의일각’만큼만했다.

솔직히그대도기사를쓰면서신협을’빙산의일각’만큼만보았다.

지난54년간우리나라신협이서민들을위해눈물을닦아주고,삶에희망을준그경제,사회,복지적인측면에대해좀더공부하기를권하고싶다.그런연후에신협에대해정확한기사를써주기바란다.

이한쪽만보고입체적으로보지못하는’외눈박이’기자야!

그대가쓴그치졸한기사를보고하늘나라에계신가별수녀님이한숨짓고계실거다.

아마그대를위해기도해주고계실지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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