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근하는길에동네마트에들렀더니진열장에죽순이보였다.
반가운마음에얼른하나를집었다.어릴적이맘때고향엔죽순이지천으로났었다.
유난히죽순요리를좋아하시는아버님덕분에우리도밥상에오르는죽순요리를실컷먹을수가있었다.
아버님은죽순을껍질채솥에서삶아찬물에식힌후껍질을벗겼다.
속살을드러낸죽순의노란몸체는대나무향이살풋나면서식감이좋았다.
어머님은밥반찬으로고추장과식초,설탕등을넣어무쳐주셨다.
아버님은데친죽순을쭉쭉찢어막된장에찍어술안주로잡수셨다.
껍질을적당히벗기고둘로쪼개어뜨거운물에푹삶았다.
잘삶은죽순을찬물에식힌후껍질을마저벗겼다.
노란죽순이보기에도먹음직했다.봄이가져다준자연의먹거리이다.
마침곰취를선물받은게있어역시살짝데쳤다.곰취에서나는싱싱한초록의빛깔이선명했다.
먹어보니쌉싸름하면서도싱그러운맛이났다.이보다더좋은보양식이어디있으랴.
씨래기된장국과풋마늘,청양고추까지내놓으니요즘말하는웰빙식단으로짜여졌다.
여기에칵테일한잔이빠질수가없지.^^
곰취에막된장을올리고죽순한조각으로쌈을만들어입에넣었더니봄향기가진동을했다.
그래,이게사람사는맛이렸다.
여기에걸맞게씨디를걸었다.오늘은하이든의’종달새’현악4중주로-.
음악이흥겨우니하루의피로가날아갔다.
죽순을얘기하니30여년전의추억이떠올랐다.
지난80년대초,동장군이기세를부렸던2월하순으로기억된다.거제도장목으로출장가서하루를묵었다.
다음날아침돌아오는버스를탔는데지인이생대구한마리를싸들고왔었다.
요즘이야대구가흔하지만그때는무척귀한시절이었다.
버스로하청면을지나며창밖을보니겨울의바다가을씨년스러우면서도마음을끌었다.
무작정버스에서내려바닷가로갔다.가방에다대구를싼보재기까지들고걷다가전망좋은식당이있어들어갔다.
아침부터맥주를시켜놓고창밖에펼쳐진바다를감상하며쉬엄쉬엄마셨다.
얼마나지났을까.문득창밖을보니수평선에해가걸려있었다.ㅎㅎ
거제하청은유명한죽순산지이다.
죽순을한입깨물며수평선에해가걸렸던그때의추억을건져올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