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생만 했다는 칠순 잔치

그저께고향에다녀온다던친구R에게서연락이왔다.

빗줄기가오락가락하던저녁무렵충무로에서친구를만났다.친구는생선회를좋아하는내취향을잘알고좋은데가있다며앞장을섰다.인현시장안에있는횟집이었다.

가자미회무침을시켜놓고빨간머리소주까지주문했다.회무침은싱싱했고푸짐했다.가격도착했고.^^

소주가한순배돌자친구는지난연휴의일들을털어놓았다.

말인즉슨,고향에간게아니었다.칠순생일을맞아자식들과2박3일고희여행을다녀왔다고했다.

행선지는통영과거제였다며전망좋은팬션에서잘지냈지만고생만실컷하고왔다며투덜댔다.

친구의말을그대로전해본다.

친구야,내말좀들어바라.나이칠십이돼갖꼬자슥들이여행한분(번)댕기오자쿠는데우짜겄네.저것들이돈을거다갖꼬우리는몸만따라오라쿠는데안갈수가있어야제.

그래서니랑C가현충일날만나자캐도할수없이댕기온기라.

아이구,말도말아라.가는날이장날이라꼬해필연휴때애댕기갖꼬토영이고거제고걸거치는기사람인기라.

첫날토영서는배를타고해금강인가유람한닥꼬선창가로갔더만사람들이엄청시리몰리온기라.

줄을서서기다리는데아매네시간은잡아묵었지.사람이땡뱉에진이빠져갖꼬해금강이고나발이고구경할맘이안나는기라.그래도우짜겄노.

제우구경을마치고팬션근방횟집에서저녁을묵었다아이가.그랑께좀살겄대.

담날은또미륵산인가오데데꼬가서케이불카를탔다아이가.그날도줄이질(길)어서서너시간은걸맀지아매.

그랑께가는데마다구경은개코겉이사람들한테치이갖꼬정신이하나또엄는기라.

가족끼리댕기온거는좋은데많은돈을디리갖꼬저거는부모기분조커로해준닥꼬쌔빠지게고생했지마는따지고보모내도덥은데따라댕긴다꼬엄청시리고생만한기라.

칠순잔치두분(번)만했다가는지맹(명)에몬살겄더라쿵께.

취기가오른내가친구의염장을질렀다.

그런고생할라쿠모머땜에칠순잔치하노.차라리호텔부페에서가족끼리밥이나묵고남은돈은용돈으로도라쿠지.

그랑께말이라.가마이생각항께차라리그랄걸하는생각이든다아이가.에이,생각항께썽만난다.술이나묵자.

우리는서로잔을권하며술잔을비웠다.

내년봄내칠순잔치는절대로그런잘못을하지말아야겠다고다짐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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