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을 적시는 음악 한 곡

아침마다눈을떠면하는버릇이있다.침대머릿맡의라디오를켜는일이다.

고정된채널은K1FM.그들이하는행태는마음에들지않지만주옥같은음악들이야상관있나.

오늘아침7시부터시작되는프로그램의두번째곡을듣는순간가슴에짜릿한파문이일어났다.

그라나도스의’스페인춤곡’중다섯번째곡’안달루사’.피아노가아닌기타로연주하는곡이었다.

조수潮水처럼잔잔히밀려오는물결을연상시키듯부드럽게울려오는반주를타고흐르는감성적인선율.

그선율은이상하게도아침부터가슴속깊이숨겨놓은향수鄕愁를건드렸다.

아스라히울려퍼지는선율을타고고향의풍물들이쉴새없이떠올랐다.어린시절,지금쯤학교가파하면이마의땀을닦으며우리들은남강모래사장으로달려갔었지.

옷을홀랑벗어던지고물속으로뛰어들며우리는저멀리촉석루를보거나아니면뒤벼리빨랫터에서들려오는방망이소리를반주삼아콧노래를흥얼거리기도했었다.

때로는양푼에구멍뚫린삼베를씌워피래미를잡기도했었다.

양푼안에발라놓은된장냄새를맡고새끼손가락만한피래미들이겁도없이몰려들곤했었지.

여남은마리피래미로매운탕을끓인다고아궁이에불을때다가새카맣게태워먹고회초리로엄청맞기도했었다.

그애틋한추억들이’안달루사’의선율을타고실타래처럼풀려내머릿속을휘감았다.

음악사에빛나는기라성같은작곡가들을보면행복했던이들보다불행했던이들이훨씬많다.

그고된삶의쓴뿌리들을씹으며달콤하고심금을휘젓는’불후의명곡’들이탄생했을터이다.

‘안달루사’를남긴엔리케그라나도스(EnriqueGranados,1868~1916)역시안타까운삶을살았던작곡가였다.

스페인의국민적정서를음악으로승화시킨’스페인의그리그’였지만그의마지막은비극이었다.

1차대전중인1916년그의오페라가미국에서초연된탓에참석하고오다가영불해협에서독일함정의공격을받고그가탔던배가침몰되고만것이다.

그가남긴음악들중’스페인춤곡’이오늘날까지많은사람들의사랑을받고있다.

모두12곡으로짜여진곡들중2곡’오리엔탈’과5곡’안달루사’가자주들려지고있다.

‘안달루사’도좋지만’오리엔탈’역시심금을울리는명곡이다.비가추적추적내리는날첼리스트오프라하노이가연주하는’오리엔탈’을들으며한잔하는즐거움이란.^^

그무엇에도견줄수가없다.

아침부터고향생각나는걸보니때가무러익은것같다.

7월초쯤만사제폐하고고향으로달려갈생각이다.이미아내에게양해도구했다.물론당일치기로’주마간산’격의고향방문이겠지만그게어디냐.

그래,남강이여,비봉산아,조금만기다려라.ㅎㅎ

Leave a Reply

이메일은 공개되지 않습니다. 필수 입력창은 * 로 표시되어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