느지막히사무실에나갔다.요즘은가장한가한때이다.
대충일감을정리하니열한시가되었다.오늘은참편한날이다.
아내는여고동창의삶이경각에달렸다며문병을간단다.동창들끼리반찬을갖고오기로했다면서음식들을챙긴다.
친구들끼리요즘뜨는영화를보기로약속했다며알아서저녁을챙겨먹으란다.
앗싸,호랑나비.오늘은친구들만나도되겠다.^^
사무실을나와인근에있는R에게로갔다.
‘가는날이장날’이라더니오늘이병원가는날이란다.친구는전립선관련병으로자주병원을들락거린다.
며칠전에는계단을내려오다가넘어져무릎까지상했다며재수가없다고한탄했다.
친구와헤어져집으로왔다.대낮부터밖에서한잔하느니오히려잘되었다.
집으로와서우선냉동고에넣어둔연어회부터풀었다.
3주전노량진수산시장에서사온연어회두팩도오늘이마지막이다.
내일은다시수산시장에가야겠다.덤으로병어도한마리사고.ㅎㅎ
날씨가더워선지금방풀어져연어회와석류칵테일한잔했다.
키타로[喜多郞]음악을듣다가식상해서스테파노의노래를듣기로했다.
아,지금’불꺼진창(FenestacheIucive)’이나온다.이노래는어떤성악가들보다도스테파노의음성으로들어야된다.코렐리의노래도있지만전혀아니다.
주세페디스테파노(GiuseppeDiStefano),젊은날내가슴을쥐고흔들었던성악가였다.나는’가수’라는단어를안쓴다.대중가요를부르는사람에겐’가수’가어울리겠지만불세출의성악가들을가수라고부를수는없다.물론내정서겠지만.
내가가진몇개의스테파노씨디중이태리민요를꺼냈다.이앨범가운데는잊지못할노래들이있다.
먼저’내친구에게내말전해주오(Dicitencellovuje)’가아직도가슴을때린다.고교시절등교시간에어김없이이노래가방송실에서흘러나왔다.베토벤의’아테네의폐허’중’터키행진곡’과함께.
울먹이며노래하는스테파노의구성진음성은어느누구도따라하지못했다.카루소나질리까지도.
또다른가슴맺힌노래가있다.역시젊은날,어떤사람을생각하며들었던노래다.
‘그대의입술을!(I’tevurriavasa!)’.잊지못할노래다.
이노래를들을때마다오렌지빛꿈을꾸었지만그냥첫사랑으로끝났다.
지금들어도가슴이퍽퍽하니내가슴은아직도청춘의열정이흐르는것인가.
칵테일한잔에벼라별생각들이주마등처럼흐른다.
비는오지않지만잔뜩흐린날.
칵테일한잔하며오늘도나는’스테파노’의구성진노래에젊은날을실어보낸다.
아,그리운옛날이여,그시절이여.
이문열의’젊은날의초상’이생각나는날이기도하다.
그가운데나는’기쁜우리젊은날’을가장좋아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