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이다가온다.
명절을맞을때마다먼저생각나는건부모님의묘소참배다.
고향인근공원묘지에두분을모셔벌초는관리사무소에서해주지만참배는해야한다.
지난설에는동생과할아버지,할머니묘소를참배한다고부모님묘소는들리지못했다.
작년10월에참배했으니일년이다돼간다.
올해는추석이구월초순이니팔월하순에는다녀와야겠다.
부모님생각을하다보니오래전일이떠오른다.
지난72년2월이었던가.부모님과상의없이혼자부산까지가서선을보고4월하순에결혼하기로했다.
부모님께결혼얘기를꺼내야하는데쉽게말이나오질않았다.당시아버지는하시던사업이거덜나서집에서쉬고있었고,가정형편또한궁색했다.
나역시제대한지얼마되지않아제대로된직장을구하지못한상태였다.수입이라곤방송국에서서너개프로의작가로일하면서받는고료가전부였다.
아무래도오래끌수가없어저녁밥을물린어느날부모님께자초지종을털어놓았다.
마침처녀사진이있어꺼냈지만본체만체묵묵부답이었다.
한참후어머니가걱정스러운듯입을열었다.그래,사람이사니가베미(어련히)알아서했겄나.그란데결혼을할라쿠모돈이술찬케(제법)들낀데우짤생각이고?니가알다시피지금우리헹핀(형편)이대기(크게)애럽다아이가.그러고는한숨을푹내쉬었다.
아버지는천장만바라보고있었다.
그럴줄알고미리생각해둔얘길했다.
어머이,걱정마이소.마침친목회회원중에금방도있고포목점도있어예.친구가양복점도하고결혼식은지가댕기는교회에서하모됩니더.집에는일원한장도안바랩니더.허락만해주이소.
아무리그래도니말거치(처럼)부모가돼가꼬내몰라라할수가있능가.
어머니가다소눅은소리로말하자잠자코있던아버지가입을열었다.
봐라,큰아야(애야).내가애비로니한테할말이없다.글안해도(그렇찮아도)할아부지가니앞으로도동에과수원이천평을남가났는데,애비가차사업함서팔아묵었다아이가.그기지끔있었시모큰돈이됐실낀데말이다.다이애비잘못이라.
순간고개를돌리는아버지의눈에서눈물이반짝했다.
그래,이번추석전에아버님을뵈면한말씀드려야겠다.
아부지예,그때아부지속을상하게해디리서미안심니더.빚잔치로결혼을했지만그래도지금손주들둘결혼해서잘살고우리도괜찬심니더.걱정마이소.
부디편안히계시다가난중에보입시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