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아잎’을아시나요?
사전을보니,’방아’는꿀풀과에속하는다년생풀이다.키는1m정도자라며줄기윗쪽에서많은가지들이나온다.
꽃은7~9월에자주색으로피고꽃부리가네갈래로조금갈라진다.
어린순인’방아잎’은나물로먹거나향을내는데쓰인다.잎을말린것을배초향排草香이라고하며,한방에서두통,구토,해열에쓴다.
원산지는아시아,꽃말은향수라고한다.
내주위에있는사람들도대다수가방아나방아잎을모른다.
아는사람은고향친구거나서부경남쪽사람들이다.물론부산이나마산에가도방아잎을구경하거나맛볼수있지만진주쪽만큼흔하지않다.
진주지역에선여름철이면의례껏방아잎으로장떡이나전을만들고찌개나국에도넣어먹는다.
혹자는냄새가너무강해비위가상한다며얼굴을찡그리지만내겐고향의냄새를맡게하는친근한식물이기도하다.향기의정도는박하향에견줄만하지만그보다는더욱친숙한향기다.
어릴때부터방아잎을많이먹고자랐다.
더위가극성을부리는칠월이되면어머님은방아잎을넣은장떡을만들어주셨다.
지금생각하면밀가루에된장을풀어반죽하고거기에’땡초’라고불렀던매운고추와방아잎이전부였다.
이걸넓적한호박잎에싸서밥위에얹어쪄냈다.그자리의밥은초록색물이들었다.
여름철,입맛이까칠할때구수한된장과어우러진방아잎향기가담긴장떡은식욕을불러왔다.
여기에땡초의매운맛은연신입에밥을밀어넣게하는촉진제가돼주었다.
이뿐아니다.생선매운탕을끓이거나심지어된장국에도방아잎을넣고끓여주셨다.
진주는불교가강한지역이어서다른지역에비해보신탕을먹는사람들이적었고,보신탕집도구경하기가쉽지않았다.들은얘기로는보신탕에방아잎을넣어먹으면냄새도잡고맛이좋다고한다.
물론추어탕이나장어탕에도방아잎을넣으면깻잎보다도훨씬맛이좋았다.
방아잎을올린특이한음식을맛본적이있었다.
진주에살았을때,어떤식당에갔다가기가막힌음식을만났었다.가오리찜이었다.
말린가오리를불려그위에된장과고추장,땡초를얹고방아잎도함께올렸다.맛이그렇게담백하고구수할수가없었다.그후에도가끔고향에가면일부러가오리찜을찾지만요즘의찜이그때만못한것같아아쉬웠다.
지금도머릿속에남아있는추억거리가있다.
2007년9월중순,서울에있는고교동창회에서남해,삼천포로1박2일여행을간적이있었다.
남해다랭이마을에들러유자주도마시고,미조항에서멸치회도맛보았다.
저녁엔삼천포횟집에서싱싱한전어회로친구들끼리격의없는회포를풀었다.
다음날아침,삼천포에서조반을들며’뜻’있는친구들이해장술도곁들였다.
알딸딸한기분으로선착장에서사량도가는배도탔고귀경길에삼천포와사천서포를연결하는다리도건넜다.
서포바닷가에서잠시휴식을취했는데,어떤농가의꽃밭에서보라색방아꽃을발견했다.
윗사진과같은,풀꽃치고는매우아름다운꽃이었다.주인의허락을얻어잎사귀하나를떼어냄새를맡았을때,폐부깊숙히들어오는고향의냄새에순간눈시울이뜨거워지는걸느꼈다.
며칠전고향에들렀다가사온방아잎이아직도냉장고에그대로있다.
쇠고기찌개에한번넣어먹었지만자식들이우리집에자주들락거리는통에그후에는요리에넣어먹지못하고냉장고신세만지고있다.애들이방아잎을별로좋아하지않아서다.
답답해서아내에게어머님방식으로장떡을만들어달라고부탁했지만아직감감무소식이다.
장떡만드는레시피를가르쳐달라고부탁했다.내가직접만들어볼심산이었다.
그래도아내는무슨그런’자유당때’음식을만들려고하느냐며무시해버린다.
아무래도인터넷을뒤져팔소매를걷어부쳐봐야할것같다.ㅎ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