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시절할머니와어머니가종종말다툼하시는걸곁에서지켜보았다.
그사단事端은친손자와외손자에대한사랑의차이였다.나와두살터울인고종사촌동생은어려서아버지를여의고어머니(내겐고모님)가음식점을해서키웠다.
그러다보니자연히우리집에있을때가많았고할머니는친손주들보다외손주에게더많은사랑을베풀었다.
이걸두고보다못한어머님이한마디거들면고부간에말싸움이벌어졌다.
그렇지만사촌동생과나는친형제이상으로사이좋게지냈다.오히려동생들이샘을낼정도였다.
그때는몰랐지만이제입장이바뀌다보니할머니의마음을짐작할것같다.당장내게도친손주둘과외손주둘이있어같은입장이되었으니까.
아내는옛말을들먹인다."손자야,빨리걸어라.업은외손자발시렵다."
지난토요일에도외손주들이우리집에왔다.그전토요일에이어두번째다.
딸애가다니는교회(시댁이나가는교회)가신축공사를마쳐입당을앞두고대청소를한단다.
어린애들을데리고갈수없어외손녀둘을아침부터우리집에맡겼다.알다시피다섯살,세살때가가장개구장이짓을할때이다.그렇지만어쩌랴.오면반가운데그다음이진실로문제다.ㅎㅎ
아내는토요일아침부터탁구동아리모임에가고속절없이내가둘을건사해야한다.
보통때는점심까지먹고서너시돼야오는아내도열두시쯤에는온다.
그때까지내가두개구장이를다스리는방법은하나,디즈니’겨울왕국’을보여주는것이다.ㅎㅎ
그러나그것도잠시잠간,둘은제각각내게’소원수리’를해댄다.참으로힘들다.
그런데어제는큰외손녀가할아버지하고불렀다.나는또무슨어려운주문을할까해서잔뜩긴장해있는데뭔가를불쑥내민다.이게뭐야하고물었더니봉투를열어보란다.열었더니빨간종이가보였다.
이럴수가!접은종이를펼쳤더니커다란하트를그려놓고그안에제(큰외손녀)이름을써놓았다.
이게뭐지?하고물었더니천연덕스럽게대답했다.할아버지,제가보고싶을때이걸보세요.그러고는절반을쭉찢더니이건내가갖고있다가할아버지생각나면볼게요했다.
순간가슴이짜안했다.ㅎㅎ
그래서다들외손주를좋아하나.
지금도그빨간색종이를보면서외손녀를생각하며음악한곡듣는다.
드보르작의첼로협주곡B단조다.명첼리스트로스트로포비치(MstislavRostropovich)의연주로.
오자와(SeijiOzawa)가지휘하는빈필의연주다.
특히2악장,흐느끼다가작렬하는그아름다움에또다시감동을받는다.
외손녀의’러브레터’는내삶에큰기쁨이될터이다.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