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칠전친구A로부터연락이왔다.서울을떠나고향으로간다면서친구들몇이모여식사나하자고했다.
그저께약속장소로나가보니친구들넷이나와있었다.중,고등학교를함께다닌친구들로올해고희잔치들을했다.
한때잘나갔거나공직에서또는학교에서떵떵거리던친구들이다.
지금은정년퇴직하고산이나다니며소일하고있다.물론연금들을받고괜찮은아파트에서살고있으니노년이그렇게삭막하지만은않다.
생선회를시키고소주를한순배돌린후친구들은A에게낙향하는이유를물었다.
묵묵히주는잔을받아마시던A는친구들을찬찬히둘러본후입을열었다.
갑자기너거들한테서울떠난다꼬연락해서마이이상타꼬생각했을끼다.내도칠십줄에들와가꼬오십년도더지내서고향갈라쿵께걱정도마이되더라꼬.집사람도안갈라꼬뻗대사코.그란데우짜것노.아물캐도서울을떠나야내가살것다말이다.아니,무신안좋은일이라도있나?
A는씩웃더니그기아이고내말함들어바라하고는술잔을비웠다.
너거알다시피내도공직에있음서장,차관은몬해도잘나갔다아이가.한십년전에퇴직하고연금이나받아묵고산이나댕김서친구들하고막걸리잔이나마시고댕깃지.그란데칠팔년전부터고혈압으로병원에댕깃거든.한달마다댕깃는데우짜다가혈액검사도해주더라꼬.
한오년댔는갑다.혈액검사가나왔는데무신전립선수친가가안조타꼬큰병원에가보라쿠는기라.
그래갔다아이가.이렁거저렁거맻가지나검사를하더마는전립선암2기라꼬의사가말하는기라.
오줌누는것도갠찬코아무이상이없었단말이라.암이라쿠는데첨에는하늘이노랏테.집사람은울고불고날리났다아이가.그래도의사가금방죽을뱅은아이라캐서마음은좀놓이더라꼬.
의사가수술을할랑가,방사선치료를받을랑가묻더라꼬.가마이생각항게수술을받으모자슥들도알고난리나것더라꼬.그래도방사선치료는혼자만와서잠깐받으모댄다캐서그걸하기로했다꼬.
그길로집사람말고는아무한테도말안하고혼자서매일병원댕김서한두달가까이치료를받았다쿵께.
그래,그라모다나산나?
모리것따.그기벌써한오년댔는가베.그뒤로석달에한분씩병원에갔는데약은안주고피검사만받았는기라.
그란데의사가심심하모한분썩무신검사를해야댄다쿰써이런저런검사를시키는데그기딱힘들고죽겠는기라.그래서작년부터는석달마다가는병원도안가고지금꺼정한일년댔는가베.그래도잘묵고아무탈이업는기라.
그래도병원에안가모되나.안댈낀데.친구들의우려에A는단호하게말했다.
내는안간다.우리고등학교동창B안밨나.서울서알아주는종합병원내과과장안했나.친구들도쪼끔만아푸모그친구찾아가고말이다.그란데우찌댔노.작년에갑자기무신병으로죽었다아이가.그랑께의사도소용업는기라.의사한테검사받음서시달리능거보다팬안하이살다가죽을란다.
우리는한동안말을잊고술잔만기울였다.
그란데갑자기고향에간다쿠는말은머이고.침묵을깨고한친구가물었다.
아,오늘본론을까묵었네.A는싱긋웃고는말을이어갔다.
그래서병원치료안할빼야서울있을필요가업는기라.집사람은죽어도자슥들이사는서울몬떠난다꼬뻗댔지마는내가물팍까지꿀코빌었다쿵께.그래서재우승낙을받은기라.
마침고향에부모님이살았던집칸도있고동생도한놈이있어서내리가기로했다꼬.너거알다시피내고향이섬아이가.공기좋고코앞이바다라서낚시해가꼬생선회에다가소주한잔하모울매나좋노.내가서터따까노을낀께너것들도머하모훌훌털고오이라.
야,자슥이거우리한테자랑할라꼬우리부린거아이가.그란해도공기탁한서울살기실어서죽을판인데이런마가우리배도쿳는거아잉가말이다.
한친구가부러운듯불평을늘어놓으며소주를입안으로털어넣었다.
그러자A가한마디더했다.바라,칭구들아.너것들도지금꺼정마이훗차댕깃다아이가.인자,좀푹쉴때도안댔나.꼴난체맨이고머이고싹내라노코고마고향으로가는기라.알겄나.
모임이끝나고집으로오는데A가던진한마디가가슴을파고들었다.
인자,푹쉴때가안댔나.
친구A의낙향이내겐’화려한퇴장’으로다가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