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차르트, 입을 열다

며칠전,기억하건데모차르트의장례일이었던12월7일로생각된다.

그날그의장례식에관련된글을블로그에올리고교향곡40번을듣다가깜빡졸았다.며칠동안이런저런자료들을찾느라약간은피곤했었다.

달콤한음악소리에파묻혀옅은잠에취해있는데,누군가내어깨를두드리는손길이있었다.반쯤감긴눈으로뒤를돌아보니눈에많이익은옷차람의젊은사내가희미한미소를머금고서있었다.

누구더라,잠결에도예사롭지않은중세복장의사내를본순간나는자지러질듯놀라고말았다.

17,8세기의영화에나나옴직한옷차림에말아올린머리칼의사내는숱하게도봐왔던볼프강아마데우스모차르트였다.깜짝놀라벌어진입을다물지못하고있는내게천재는선뜻손을내밀어악수를청했다.엉겹결에손을맞잡자천재는한바탕큰소리로웃었다.

당신,피곤해보이네요.하기야나에관한글을네꼭지나올렸으니그럴만도하겠네요.’당신’소리에나는정신이번쩍들었다.이것봐라.겨우서른다섯의젊은친구가나를당신이아니.내나이의절반밖에안된친구가.그렇지만천재는나보다정확하게일백구십년이나더일찍태어난사람아닌가.그토록그의음악에심취했던천재의얼굴을눈부시듯쳐다보자그는가만히내앞의의자에걸터앉았다.

선생,궁금한것하나물어봅시다.내목소리가떨리듯흘러나오자천재는살짝미소를던졌다.

그럴테지요.뭐가그리도궁금하신가요.선생,선생의전기나사료들을보면길지않은짧은세월동안지독한가난으로힘든삶을살았던걸로돼있는데,정말인가요?

천재는내질문에큰소리로웃었다.물론궁핍할때가없었던건아니었지요.20대초반짤츠부르크영주嶺主의핍박에견디다못해어머니를모시고고향을떠났을때가몹씨힘들었지요.뮌헨이나만하임에서일자리를찾았지만그것도쉬운일은아니었지요.만하임에선일자리대신아내콘스탄체를만나지않았소.알다시피베버씨의딸넷가운데노래를잘불렀던둘째딸알로이지아를좋아했지만딱지를맞았고,결국셋째딸콘스탄체와결혼했던거요.그전에어머니와파리까지갔었지만일자리도얻지못했고,어머니마저티푸스로돌아가셨지요.그때내나이가스물두살이었어요.당시의슬픔과외로움은말로다할수없었다오.

그렇지만그런고생정도야별것아니었지요.여섯살적부터누이와함께연주여행을다녔고,어딜가나어린나는큰환영을받았지요.영주나귀족들로부터각별한대접을받았는데뭐가고생스러웠겠소.내가그토록사랑하는음악을위해연주도하고작곡하는삶,결코고단하거나힘들지않았지요.

그런데도선생의삶은생활고로허덕였고,돈을위해숱한작곡을무리하게했다는기록들이많은데그건무슨사유인가요?천재는잠시생각을하는듯했다.그러고는천천히입을열었다.

선생도4부에서그런의문을제시했듯이이건내가아내에게당한결과였던것같소.아내는항상내게돈이없다고우는소릴했지요.분명히많은돈을주었는데도며칠되지않아돈이떨어졌다며궁상을떨곤했지요.나는그소릴믿을수밖에없었고요.속으로아내가낭비벽이있다는정도로생각했지요.돈타령을하는아내의잔소리가기싫어허겁지겁작곡에매달렸지요.그런데그런궁상이결국은아내의금전욕으로인한것이었다고생각되네요.아내가돈이없었던것도아니고,낭비벽이있었던건더더욱아니었지요.단지돈을움켜쥐고자린고비처럼악착스레모았던것이었지요.나중에야아내가엄청난재물을모아유산으로남겼다는소릴들었으니까요.

결국이런이야기를아내와재혼한니쎈이란사람을통해내전기를펴냄으로기정사실화했고,나는평생가난뱅이로생활고에시달린나약한천재로알려진게지요.무리한작곡활동으로육신만만신창이가되었고말이요.

그럼,장례식날폭풍우가몰아쳐서묘지에는인부들만갔다는얘기도….내말을끊고천재는씩웃었다.

다지어낸거짓말이지요.그렇게해야이천재의값어치가더올라가니까요.이것도내인기를이용해돈을모으려는아내의상술이었다고볼수밖에요.

앗차,시간이많이갔구려.하나만더얘기합시다.제발,나모차르트를이상한기인奇人이거나좀모자라는사람으로영화나글을통해왜곡시키지말아달라고부탁하고싶구려.내가만든작품들을보더라도어느구석에내가모자라거나바보스런데가있소.절대아니지요.나는아주정상적이고평범한사람이었다오.

또하나,내가엄청난바람쟁이로알고들있는데전혀아니지요.이것꼭좀부탁합시다.남자가예쁜여자만나면가슴설렐수도있지않소.그걸두고바람운운은좀과하지.내가만든오페라’돈조반니’의주인공같은엽색꾼도아닌데,어쩌다가그런소릴듣게됐는지,원.

자,인연이된다면또만나겠지요.안녕.

누군가등짝을치는바람에눈을번쩍떴다.아내가빙긋이웃고서있다.

웬헛소리를그리하지?무슨모차르트란이름을부르는것도같고.당신,꿈꾸었지.

꿈속에서모차르트를만났나.아직도그의목소리가귓전을울리는것같다.

그래,이밤에그의바이올린협주곡3번이나한곡들어볼까.

Leave a Reply

이메일은 공개되지 않습니다. 필수 입력창은 * 로 표시되어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