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주말우리집에작은사고가생겼다.아내가길을가다가빙판에미끌어진것이다.
그날나는출타중이어서아내혼자인근한의원에가서침을맞았노라고했다.발목은많이부었지만내가봐도시커멓게부어올랐고,걸음을걸을수가없어내가산에다닐때썼던지팡이에의지해야만할정도였다.평생’주일성수’를지켜왔던사람이꼼짝없이집을지킬수밖에없었다.
처음에는자식들에게도알리지않으려고했다.그렇지만주일낮집에들렀던손자가보고는곧장아들에게연락했다.아들은그날중요한행사가있어교회에오질못했다.그러구러딸네도알게되었고집에서는작은소동이생겼다.왜그런중요한일을알리지않았느냐는볼멘소리들이었다.
며늘애와손주들이왔다가가고아들은행사가늦어내일아침병원으로직접오겠다고했다.
딸네가족은교회끝나고저녁무렵아예보따리를챙겨왔다.
개구쟁이외손녀둘이들이닥치니적막했던집안이금방아수라장으로변했다.애둘을건사하려니피곤하기도했지만우울했던집안에활기가치솟는것같아그나마다행이었다.
어제아침,눈발이흩날리는데아내를부축하고인근성형외과를찾았다.
요즘은무척바빠빨리출근하라는아내의독려에못이겨먼저병원을나왔다.좀있자니아들로부터연락이왔다.엑스레이를찍었더니발목뼈가부러졌다며큰병원에서수술을하라는처방이내렸다는것이다.
임시로안전조치를했고약도탔다고한다.
잠시후집으로돌아왔다면서오는토요일에세브란스병원에서검진을받기로예약했다는것이다.
성탄절과연말을코앞에두고이런불상사가생기다니우울하기짝이없다.
그동안게으른내대신열심히뛴아내가좀편히쉬게될계기인지도모르겠다.
그렇지만쌓인일들이많은데아내의도움없이혼자뛰어야한다고생각하니어깨가무겁다.
지금까지아내를믿고한잔씩마셨던석류주와도당분간이별해야만할것같다.
퇴근후신촌로터리에서마을버스를기다리는데옆에선연말축제를연다고요란하다.
아예신촌로터리에서연세대입구까지길을막아놓고차량통행을못하게하고있다.지난18일부터오는28일까지행사를연다는것이다.그때문에마을버스도그길을통과하지못하고동교동로터리를돌아우회하고있다.홍대쪽으로빼앗긴신촌의옛영예를되찾겠다는야심찬행사겠지만내겐피곤하기만하다.
그래,’세옹지마’란말도있다.세모에서만난우울한사고가분명’전화위복’의계기가될터이다.
이왕생긴일은기분좋게받아들이고다음을기약하는게다.
여러모로악운이겹쳤던2014년이여,어서가고희망찬새해가올지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