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내가길가다가빙판에넘어져발목을다치고부터내삶은뒷집개[犬]가물어가버렸다.처음나흘간은딸네가족들이와있어서외손주들의재롱으로그나마아픈기억들이사라졌다.
어려움은딸네가족이저네집으로철수한성탄절밤부터시작되었다.늘침대를같이쓰다보니몇개의배게를겹쳐놓고그위에아픈다리를올린후아내는잠을잤다.나도나름뒷바라지를하느라피곤해서자는데아내의’노기怒氣어린’음성이귓전에날아왔다.웬일인가해서벌떡일어나이유를물었다.아내왈,왜방문을닫고자느냐는거다.나는습관적으로방문을닫고잔다.늘그랬는데아내는갑갑하다며짜증을내었다.무조건잘못했다고사과하고방문을열었다.그제사아내의짜증이가라앉았다.
이런일도있었다.자는데또아내의짜증스런소리가들렸다.
또무슨일인가하고일어나니침대에깔아놓은전기담요의온도가높다며꺼라는거였다.
다리에통증이있어서였는지짜증이이만저만아니다.무조건껐다.
그날서너시간은냉골에서약간은고생해야했다.그렇지만아내는전혀추위를타지않았다.
다리통증으로너무열을받아서였을까.
S병원에예약이된날인지난토요일아침,일찌감치일어난우리는준비에바빴다.아내는입원을예상하고옷이며세면도구까지챙겼다.
둘이아침식탁에앉자갑자기아내의표정이일그러졌다.반찬을보더니몇가지더해놓고가야되는데그렇지못했다며눈시울이붉어졌다.더불어내가슴도착잡해졌지만일부러웃으며당신은좋겠다.앞으로한두달은등따시고배부르게살터이니얼마나좋소하고헛웃음을웃었다.
병원에서의내역할은그냥짐보따리나들고있는걸로매김했다.
아내를데리고다니며수속을밟은건오로지아들몫이었다.
일찍가서등록을해서였는지진료순서도빨랐다.나는밖에있고아들이엄마를데리고들어갔다.
10분정도지나서아내가나왔다.의외로표정이밝았다.물었더니의사선생이수술은안해도되고6주정도만깁스를하라는진단이나왔다고했다.이렇게기쁠수가!!
깁스를하고우리는식당에가서이른점심을먹었다.
돌아오는길에나는동네이비인후과에들렀다.며칠전부터시작된코감기때문이었다.
감기에잘걸리지않는데쌓인일은많고아내의병고까지겹쳐심신이피로했던모양이다.
나는외과에가서주사한대맞을생각이었지만굳이이비인후과로가라고아들이권했다.
갔더니진료도간단하고콧김도쐬어주는게괜찮다.진료비는좀비쌌지만.
집으로왔더니아내는새로운주문을내렸다.힐체어를가져오란다.
아내가가르쳐준의료기상사에가서휠체어를가져왔다.한달예약을하고.
병원에서지어온감기약을먹고한숨자기로했다.너무피곤하다.
그때내눈에들어온게있었다.
식탁위에놓인딱딱한피자한조각이내눈길을끌어당긴다.
내맘처럼굳은그피자를입에물자시냇물같이마음이풀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