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소년기에고전음악을접하며감명깊게들었던곡이있었다.차이코프스키의현악4중주곡제1번2악장의’안단테칸타빌레’였다.우리말로’느리게노래부르듯이’란뜻을지닌이곡은내게깊은감명을주었다.
반세기를훌쩍넘긴그때이곡은’살롱음악’이란표제의디스크속에들어있었다.기억하건데그디스크에는모차르트의’터키행진곡’과와이만의’은파銀波’도있었다.
뒷면에는해설도있었다.’안단테칸타빌레’의주선율은차이코프스키가휴양차누이동생의집에유숙하고있었을때집을수리하던미장공이흥얼거렸던민요에서따왔다고했다.
어쨌거나이곡은내게고전음악에의열정을드높이는지렛대역할을했다.관현악편곡도좋았고마지막마침음이교회의’아멘’을연상시켜깊은인상을남겼다.
차이코프스키를떠올리면생각나는것이음울한러시아의짓눌린탄식과분출못한뜨거운욕망이다.
그의음악들은한없이매끄럽고달콤하지만알수없는슬픔이깃들어있다.한참을듣고나면가슴속에는애잔한아쉬움과약간의분노까지치밀어오른다.
도대체그의음악속에는왜그런감정들이앙금처럼남는걸까.
1840년러시아에서출생한차이코프스키는1893년쉰셋의나이에세상을떠났다.우리가아는상식은그가콜레라에걸려갑작스럽게사망했다는것이다.
그의마지막작품이라고도할수있는교향곡6번’비창’은그가죽기9일전인그해10월28일초연되었다.
기록을보면,’비창’이초연되었을때의평판은좋지않았다.그렇지만차이코프스키는이곡에대한강한애착과자신감을가졌다.그의동생모데스트가이곡에’비극적’이란표제를붙이자고했을때고개를저었다가’비창’이란단어가나오자선뜻승락했다는얘기도있다.
그러고는11월초지인들과식사를하던차이코프스키는주위의만류에도아랑곳없이냉수를마셨다.
당시러시아에는콜레라가창궐했었고냉수가콜레라에걸릴확률이높다는걸잘아는그가냉수를마신것이다.그가그토록사랑했던그의모친역시콜레라로사망했는데냉수를마시다니.
음악에대한열정을빼면매사에소극적이고소심했던차이코프스키가위험하다는걸뻔히알면서도냉수를마셨다는건도저히이해할수없는행동이었다.
그러고는며칠후그는콜레라에걸려사망했다.
다음편에자세한얘길하겠지만차이코프스키는단한번의결혼생활을며칠만에끝냈다.
그가서른일곱살이었던1877년제자안토니나밀류코바와전격적으로결혼했고,신혼여행을다녀온후별거에들어갔다.그래서사람들은그가동성애자였다고입을모았다.
그가비서알료사와10년간사랑에빠졌는가하면서른한살이나어린조카다비도프를좋아했다는설도있다.
다비도프는그의여동생알렉산드라의아들로교향곡’비창’을헌정하기도했다.
이런사유로차이코프스키의동성애적사랑은사람들의입초사에오르내렸을것이다.
요즘이야동성애가크게지탄받진않지만당시러시아에서의동성애는엄청난죄악이었다.이런행위는반종교적인파렴치로신을모독했다고하여투옥되거나유형을당하기까지했다.
자료를보면,말년의차이코프스키는한젊은청년과동성애에빠졌다고한다.그청년은스텐본크툴몰공작의조카였다.이를안공작은황제에게차이코프스키를고소했고,그고소장이법무성의부검사총장니콜라이볼소비치야코비의손에들어갔다고한다.
잘알다시피차이코프스키는젊은시절상트페테르부르크법률학교에서공부했고졸업후잠시법무성에서근무했다.야코비는그와함께수학한동창이었다.
고소장을손에쥔야코비는법률학교동창들을불러모았다.동창들은모교의명예를위해차이코프스키에게자살을권유하기로결정했다.
차이코프스키역시동성애로구속되어파렴치범으로몰리는것보다는자살을택했을터였다.그렇지만그냥약을먹고죽는다면예기치못한자살로인해그의뒷담화는더욱무성했을것이다.
그래서당시유행했던콜레라를이용하기로했고,비소가들어간독극물을마시기로했다.
차이코프스키는평소의소심했던성격과는달리지인들이보는앞에서태연히냉수를마셨고다음날쯤비소를마셨을것이다.
비소를마시면콜레라와같은증세로쌀뜨물같은설사를했지만발열이나구토는없었다.
또다른독극물과달리즉사하지않고며칠동안시름시름앓았다.기록에는차이코프스키가사망하기전친구들이문병차다녀갔고16명이임종을지켜보았다고한다.
그의주검은나무관에안치되었고이틀간대중들에게공개되었다고한다.당시콜레라사망자는아연으로된관에밀봉되었다고하니그의죽음은석연치가않다.
차이코프스키의죽음에따른의문으로1979년소련정부는그의시신을검사했다고한다.그결과그의머리카락에서다량의비소성분이검출되었다는것이다.
그렇지만죽은차이코프스키는말이없다.그가우연히냉수를마시고콜레라에걸려죽었는지,아니면동성애로인해콜레라로위장한자살을택했는지말이다.
어떻든그는쉰셋의생애동안주옥과같은음악을작곡해서지금까지도만인의사랑을받고있다.
그는말할것이다.남의죽음에대해그만생각하고심혈을기울여남긴음악이나들을지어다.
다음편에는그의동성애에대해알아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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