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금요일은반드시초콜릿을사야하는날이다.

딸,사위가새해들어매주토요일마다교회에일이있어외손녀둘을우리집에맡겨놓고간다.

대개오후세시부터여덟시반까지다섯시간반동안둘을봐야하는데초콜릿이큰역할을한다.

올해여섯살,네살된두녀석은잠시도가만히있질못한다.

둘이집에오면제일먼저찾는곳이내서재다.특히작은녀석은방문을열고서가상단에검정봉지가보이면빙긋이웃는다.할애비가먹거리를사놓은것에안도하는웃음이다.

그러고는나더러빨리노트북을열어’겨울왕국’을보여달라고안달이다.

‘즐겨찾기’로저장한’렛잇고’를보여주면따라부르며(물론끝단어만)다른사람은부르지말라고막기도한다.막바지에한나공준가가왕관을벗어던지고머리를풀면"할아버지,머리풀었어"하며좋아라한다.

끝난후선택화면이떠오르면그때부터둘은싸움박질이다.서로자기가선택하겠다며양보를하지않는다.

언니는언니대로,동생은동생대로고집이대단하다.언니가커다고먼저하려고하면작은녀석이고함을지른다.

언니라고먼저하면안되거든.어린이집선생님이동생한테양보하라고했거든~.

이럴때효과를발휘하는게초콜릿이다.

할아버지가선물을샀는데,고집부리는사람은안줄거야.

이말한마디에둘은꼼짝없이말려든다.

큰녀석은’키즈짱’이란곳에들어가서게임을한다.

이걸본작은녀석은추추티비(ChuChutv)를올려달라며야단이다.

작은녀석은거기나오는계란이야기’험치덤치(HumptyDumpty)’도좋아한다.

딸부부가돌아오는다섯시간반동안우리집은두녀석의’전쟁터’로바뀐다.

오늘이금요일,퇴근하면서초콜릿을사야만한다.

내일오후또다시전쟁을벌일두녀석을위해서다.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