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3월21일)작은외손녀가생일을맞았다.
2012년에태어났으니올해네살이다.딸은시집가서딸만둘을낳았는데큰애가여섯살이다.
솔직히내기분으로는이런딸둘이면아들부럽지않겠단생각도든다.나도친손자,손녀가있지만언제봐도외손녀둘은깜찍하고귀엽기만하다.
외손녀둘중작은애가더나를따른다.
물론좋아하는컴퓨터도틀어주고달콤한초콜릿까지주니까그럴수도있겠지만,어쨌거나집에만오면할아버지부터먼저찾는다.그러고는내손을끌고노트북앞으로가서추추티비’험치덤치’를틀어달라고야단이다.
전에는’겨울왕국”렛잇고’를좋아했지만요즘은’험치덤치’만찾는다.
이프로를보다가담장위에서떨어져부상을입고화를내는’험치덤치’가나오면반드시내게묻는다.
"할아버지,험치덤치가왜화를내죠?""그거야높은데올라갔다가떨어졌으니까후회가돼서그러는게야."
"그렇죠,할아버지.높은데올라가면위험하죠"능청맞게대꾸하며나를보고씩웃는다.
딸이시집간지8년이되었지만잘하는게있다.매일저녁반드시집으로전화를하는것이다.
내가받거나아내가받으면안부를묻고그날있었던자질구레한일들을얘기한다.
그런데요즘은한가지더늘었다.내가받지않을때는작은손주가할아버지를바꿔달라고주문하는것이다.
며칠전에는아내가작은손주에게할아버지하고할머니중에서누가더좋아하고물었다.손주는주저없이할아버지라고대답해서아내가놀란적도있었다.
내겐참으로예쁘고소중한작은천사다.
어제손주의생일에는아들네가족들이오지않았다.
우리가족의생일에는애,어른을불구하고모두모이는게불문률인데어제는예외였다.
이번주27,28일이틀동안우리가족전체가속초로놀러갈예정이다.이미숙소도마련해놓았고아들,사위가휴가까지받아놓았다.그래서어제생일잔치는아들네가오지않았다.
4월5일엔큰외손녀,이어서내고희에며늘애생일까지4월엔생일잔치가잇따라열리게된다.
우리내외와딸네가족여섯명이연희동먹자골목으로나섰다.
토요일저녁무렵인데길거리는자동차와사람들로넘친다.홍익대앞이복잡하다보니그인파가연남동을거쳐이젠연희동까지몰려오고있다.
딸은유명한수제手製피자집이있다며안내했지만그곳도만원이었다.이곳저곳기웃거리다가결국민물장어구이집으로정했다.장어정식이꽤비쌌지만음식이정갈하고맛갈스러웠다.장어도양념구이가아니고소금만뿌려구운것이어서고소한맛이강했다.
휴대폰을갖고가지않아음식을올릴순없지만,언젠가다시가서제대로소개해볼생각이다.
집에와서생일케익을잘랐다.
큰손주가생일축하노래를불렀고,작은손주는촛불을껐다.
칠칠치못한할애비는그순간을포착하지못해케익을먹는녀석을찍는것으로만족해야만했다.
그래,작은천사여!늘건강하고지혜롭게잘자라다오.
간절히빌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