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형의 점심 초대
내게는두분의처형妻兄이있다.
큰처형은80대중반으로부산에계시고,작은처형은올해여든으로서울에계신다.두분모두몇년사이남편들을먼저보내고혼자서지내고있다.성격들이깔끔하고남에게신세지는것을싫어해서자식들이함께살기를원하지만혼자서살고계신다.참으로대단한분들이다.
서울사는작은처형이전갈을보내왔다.
올해우리내외가고희를맞았으니점심이라도사고싶다는것이다.지금도아내는종종여의도처형댁을찾아가지만나는지난2010년동서가세상을떠난후가급적가지않는다.혹시라도내가가서처형의마음에남편을떠오르게하는상처라도줄까봐서였다.
그런데이번에는나를꼭데리고오라며신신당부를했다고한다.
중국요리도먹을만했다.
탕수육과새우,버섯요리도맛있었고해삼탕도별미였다.
두시간여에걸쳐과일과과자,커피까지차원높은식사를즐겼다.
내가마신커피가에스트레소였는데고소한맛이다른곳에선찾기어려운맛이었다.
생각지도않은곳에서처형의고희선물을제대로대접받았다.
작은처형을생각하면늘애틋한추억이묻어난다.
1972년2월,아내와선보기에앞서먼저면접을본사람이작은처형이었다.
그때처형은진주농대(경상대학교전신)교수였는데,내가다녔던교회목사님의중매로나를만나러왔었다.
그날밤,교회목사님이사택으로불러갔더니웬여자분이와서내게이런저런것들을꼬치꼬치물었다.
목사님은허허웃으시며박선생,좋은데중매할테니그리아시오하며내등을두드려주셨다.
처형으로부터합격판정을받고며칠후인3월초부산으로선을보러가서아내와만났다.
그러고보니처형은우리내외의가장큰은인이기도했다.
처형의점심초대,감사하게받은날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