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만에,그것도간신히자릴마련했습니다.
제목도바뀌었죠?전에는’같이들어보실래요’였는데’소리없는음악회’로바꿔달았답니다.
진작감상곡을정하고도포스팅이엄청늦어졌네요.이리저리마음이좀바쁘다보니차분히곡을소개할여유를갖지못해서였지요.사과드립니다.
이곡,막스브르흐(MaxBruch)의’스코틀랜드환상곡(ScottishFantasy,op.46)’을선곡하면서두사람의음악가를떠올렸지요.한사람은멘델스존이고다른한사람은드보르작이었습니다.
멘델스존은흔히들’관현악의풍경화가’라고얘기하지요.그의교향곡3번’스코틀랜드’나4번’이탈리아’를들어보면마치화가가그림을그린듯선명하게그곳들이연상됩니다.특히그의서곡’핑갈의동굴’을들을때는쉽게바닷가의기암절벽이떠오르지요.무섭게휘몰아치는거센파도와폭풍우가지난후느끼는바다의그고요함까지말이지요.그처럼멘델스존은관현악을통해멋진그림들을그려냈지요.
그렇다면드보르작은어떨까요.그의음악을듣느라면그속에잔잔히흐르는향수鄕愁와그로인한그리움을떨쳐버릴수가없습니다.그의유명한교향곡’신세계로부터’나현악4중주’아메리카’는언제들어도진한향수와그리움의흔적들을발견할수있지요.이처럼막스브르흐의음악속에는멘델스존의사실적인풍경화와드보르작의그리움이함께묻어있다고할수있겠습니다.
이곡을감상하기에앞서브르흐에대해잠시알아볼까요.
브르흐는1838년독일쾰른에서태어나1920년베를린에서사망한작곡가였지요.그는평생독일과영국을오가며지휘자로도이름을날렸고베를린음대교수로도재직했습니다.’오디세우스’,’아킬레우스’같은오라토리오를작곡해서’합창음악의대가’로도불렸지요.브르흐는11세때작곡을시작했고,14세에교향곡을작곡했다고하니천재작곡가였다고해도좋겠지요.
그가남긴작품중유명한곡으로는바이올린협주곡1번G단조(op.26)와첼로와관현악을위한’콜니드라이’그리고이곡’스코틀랜드환상곡’이있습니다.
브르흐가이곡을작곡한시기는1879년에서1880년에걸친겨울이었지요.이듬해인1880년봄부터그는영국리버풀의필하모니협회지휘자겸음악감독으로부임했습니다.영국에서의활동을앞두고베를린에서이곡을작곡하면서브르흐는스코틀랜드민요에서선율들을따왔고그영감과상상력으로곡을완성했지요.
이곡은바이올린과관현악을위한곡이지만,곡중에하프가자주등장함으로해서바이올린과하프,관현악을위한곡으로도불립니다.
또하나,이곡의특징으로는1악장앞에별도의서주序奏가붙어있다는것이지요.대개의곡들은1악장속에느린서주가들어갑니다만,이곡은별도의서주가연주된후1악장이시작되는특색이있습니다.
자,그럼음악속으로들어가볼까요?연주시간은약26분정도입니다.
*서주는그라베(Grave),내림E단조,4/4박자로고요하고장중하게곡이시작됩니다.무겁게탄식하는듯한선율은고향을그리는애틋함과더불어몽환적인분위기를자아내게하지요.그선율을딛고바이올린이환상곡풍의멜로디를멋들어지게연주합니다.
*1악장은안단테칸타빌레(느리게노래하듯이),내림E장조,3/4박자로관현악의섬세하고차분한흐름위에하프의매혹적인가락이흐릅니다.이어서바이올린이스코틀랜드민요’늙은롭모리스(AuldRobMorris)를유려하게흘리지요.
*2악장은알레그로,내림B장조-G장조로2/3박자,스케르쪼악장입니다.목관악기들이민속악기백파이프를연상시키는힘찬선율로시작하지요.바이올린은유쾌한민요’먼지투성이방앗간주인(DustyMiller)’을소재로한멜로디를내보냅니다.쉬지않고3악장으로직행하지요.
*3악장은안단테소스테누토,내림A장조,4/4박자로바이올린이민요’조니가없어나는적적하다네’를바탕으로유쾌함을더합니다.
*4악장은알레그로게리에로(AllegroGuerriero,빠르게전투적으로),내림E장조,4/4박자입니다.곡의시작과함께바이올린의힘찬선율은스코틀랜드의오랜전투가’우리스코트사람들은월레스의피를흘렸다(ScotswhahaewiWallacebled)’를바탕으로한주제를연주합니다.여기에하프의선율이더해지면서관현악과독주악기가어우러져힘차게끝납니다.
브르흐는이곡을작곡하면서당시독일최고의바이올리니스트요제프요하임에게많은연주상의자문을구했다고합니다.그이듬해인1881년2월에는리버풀에서요하임의협연으로이곡을연주하기도했지요.
그러나연주가끝난후브르흐는요하임의연주가이곡을망쳤다고짜증을냈다지요.
브르흐는이곡을스페인바이올리니스트이자작곡가이기도한파블로사라사테에게헌정했고,그의협연으로작곡한해인1880년9월함브르크에서초연을했답니다.사라사테,잘아시지요.’치고이네르바이젠’으로우리들과친숙한작곡가이자연주가지요.
브르흐는후에영국켐브리치대학교에서명예박사학위를받기도했지요.
이곡을연주한사람들은많습니다만,최고의명반으로는얏샤하이페츠의연주를꼽습니다.
이곡을들으면작은에피소드가떠오릅니다.1980년대말,인사동에종종다니던카페가있었지요.주로고전음악음반들을들려주어가끔가곤했었지요.
한번은이곡브르흐의’스코틀랜드환상곡’이스피커에서흘러나오자옆자리에앉아있던웬아가씨가탄성을지르더니끝내는훌쩍훌쩍울더라구요.아마도첫머리의서주가진한감동을안겼던가봅니다.
한마디더,이곡의서주를들으면웬지쇼송의’시곡’이생각납니다.
‘시곡’의첫머리와많이도닮았다고느낍니다.
자,하이페츠의연주로이곡을들어볼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