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재) 추억나들이 (12)

영호가불쑥끼어드는바람에문답하느라시끌벅적했던술자리가금새조용해졌다.대신일곱사람의눈동자가옆자리의영호에게로모아졌다.

영호가멋적게웃으며말을건넸다.

즐겁게노시는데죄송합니다.아마도선생님들끼리회식하시는거같은데듣다가저도모르게끼어들고말았습니다.혹시괜찮으시다면저한테도기회를좀주십시오.

영호의말투도바뀌었다.친구들과의자리에선저절로사투리가나왔지만낯선사람들에겐그렇지못했다.

그중오십대후반으로나이가가장들어보이는남자가말을받았다.

예,맞십니더.저희들은시내초등학교에서근무하는교사들입니더.그동안추진했던과제가끝나서이렇게한자리에모인깁니더.지는C초등학교교감심정배라꼬합니더.

심교감이일어나서손을내밀었다.영호도얼른자리에서일어나손을맞잡았다.

아이구,반갑습니다.저도초,중,고등학교를진주에서나온서영호라고합니다.이곳이고향이기도하구요.

아,그렇십니꺼.고향분이시네예.그라모이리오시이소.마침우리일행이일곱사람이라한자리가남았네예.

교감의권유로영호는그들과합석했다.

영호는그들의양해를구하고새로맥주를시켰다.새로잔을채우고건배를외친후잔들을비웠다.

다시잔을채운50대여선생이영호의잔에술을따르며말했다.

그래,아까남은문제두개는아십니꺼?

그럼요,말해볼까요.제5경이망진산봉수대고남은제7경은월아산해돋이로알고있습니다.

야,대단하시네예.진주사는사람들도잘모리는데,우째그리잘아십니꺼.

뭐,잘안다기보다고향떠나서몇십년객지에서살다보니고향생각하며새겨둔겁니다.

그래도예,그라모지금오데서살고계십니꺼?

예,서울서대학졸업하고군제대한뒤취직해서살았으니사십년넘겨살았지요.가만히따져보면고향에서산시간이나서울서산시간보다짧은데도역시고향은언제와도좋단말이지요.그래서직장도퇴직했고나이도육십대중반이되었으니이제고향에서살려고생각중입니다.

아,잘생각하싰십니더.노후에는뭘싸도고향이최고지예.자,한잔받으이소.

교감이영호의잔에술을따뤘다.기분좋게한잔들이킨영호가제안을했다.

제가좀주제넘은제안을하겠습니다.오늘이처럼선생님들이저를끼워주셨으니오늘술값은제가계산하겠습니다.그대신저도문제를하나낼까요?

아니,우리가선생님을모시놓코술꺼정얻어묵으모영모양이아인데예.

교감이손사래를치자50대여선생이나섰다.

아입니더,교감선생님.이선생님이사신다쿠모기분좋케마시모될꺼아입니꺼.그래,아까문제낸다캤는데무신문제라예?우리가맞치모되지예.

예,그러면제가문제를내겠습니다.역시고향과관련있는문젭니다.임진왜란때1593년계사년음력6월에왜놈들이제2차진주성전투를벌렸지요.6월29일결국진주성이함락되고7만민관군이죽었지요.그때우리가잘아는주논개부인이왜장을의암으로유인해서함께남강에투신했습니다.자,문젭니다.논개부인이함께투신한왜장의이름은누굴까요?

그러자50대여교사가말을받았다.

아따,지는우떤문젠고캤더만밸거아이네예.진주사람이라쿠모모리는사람이있겠십니꺼.왜장이름이게야무라로코스케아입니꺼.한자로는모곡촌육조毛谷村六助란말이라예.

여선생의흔쾌한대답에모두들손뼉을쳤다.

영호가다시맥주를시켜50대여선생의잔을채웠다.

선생님,저는서영호라고합니다.참대단하시네요.

칭찬해주싱께부끄럽네예.지는정윤주라꼬합니더.C초등학교5학년을맡고있어예.

아,그렇습니까.제가젊었을때초등학교교사였던여자친구가있었지요.

그래예?우짜모저보다맺년선배쭘되겄네예.혹시이름이뭐입니꺼?

글쎄,하도오래전일이라.이름이하진경이었지요.아는이름입니까?(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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