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재) 추억나들이 (17)

영호와진경이내원사內院寺경내에들어선것은정오가가까와서였다.

산청군삼장면대포리에소재한내원사는신라말기무염국사가창건했다.창건당시이름은덕산사德山寺였지만1609년화재로소실되었다.그후350년이지난1959년폐사지에절을다시짓고내원사라고이름했다.

이절은지리산장당골과내원골의합류지점에위치하여주위풍광이아름답기로이름났다.

야,절이참아담합니더.주위경치도뛰어나고예.

이마에흐르는땀을닦으며영호가감탄조로말했다.경내는고요했고스님들조차보이지않았다.

지가알기로는이절은여자스님들만계신다쿠던데예.비구니들말입니더.

진경도모자를벗어부채질을했다.둘은시원한약수로더위를식혔다.

진경이마당가운데있는3층석탑앞에서두손을모아기도를했다.그모습이한폭의그림처럼아름다웠고영호의가슴이먹먹해졌다.

아니,기도를할라쿠모법당에서하지우째석탑앞에서합니꺼.

진경이기도를마치자영호가처연한마음을다독이기라도하듯말했다.

선생님,저석탑이보물로지정됐다쿠네예.법당으로갈라쿠모거추장시럽고여게서잠시빌었십니더.

그래,뭘빌었는데예?

그거는비밀이고예.벌써정심시간이네예.서선생님배고푸겄십니더.

글안해도배에서꼬로록소리가날라쿠던참입니더.오데서밥을묵십니꺼.

요게절앞에가모큰정자나무가있거든예.그게서묵으모됩니더.

절에서민가民家쪽으로조금걸어나오자큰정자나무가있었다.둘은정자나무아래있는반듯한돌에신문지를깔고음식들을차렸다.

김밥도시락두개와돼지고기수육,오이와풋고추도있었고참외와복숭아,자두까지푸짐했다.

앗따,밥만묵으모되는데뭘이리마이준비했십니꺼.

앞에차려진음식을보고영호가탄성을지르자진경이빙긋이웃었다.

그뿌인줄압니꺼.또있십니더.짠~~.

진경이배낭에서맥주를한병꺼냈다.영호의입이벌어졌다.

진경은준비해온종이컵에맥주를두잔따루었다.

찹지는않지마는그래도기분으로한잔씩하입시더.

둘은잔을들어부딪고는마셨다.매미소리가시끄러웠지만그것도축하노래처럼들렸다.

야,하선생님김밥맨든솜씨가보통이아입니더.에나(진짜)맛있십니더.

뭐,김밥갖꼬소쿠리비행기태웁니꺼.담에는더마싰는거로디리야되겄네예.

아입니더,김밥뿌이아이라이수육도잘삶았네예.

아이,그거는지가한기아이고시장에서산기라예.우쨌거니칭찬해준께고맙십니더.

세속을떠나시원한바람이부는산속에서의분위기탓이었을까.이런저런시시껄렁한세상살이와그감회들을안주삼아기분좋게마시고먹었다.

진경도이날은사양없이맥주를마셨고준비해왔던두병도거의비웠다.웃고떠드는사이시간은세시를넘겨다섯시막차를타려면자리를털고일어서야만했다.

그때일이벌어졌다.갑자기진경이배를움켜쥐고아프다며비명을지른것이었다.(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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