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아니.하,하선생님.갑자기와이러십니꺼?
그,글쎄.가,갑자기배가…아야야..
그라모,우,우째야되노.지금가야막차를탈낀데…큰일이네.
………….아이쿠,……배야…..
한,한발짝도몬걷겠십니꺼?
예,…..배가….억수로아푸네예….아구구….
안되겄네.일단일나서지어깨로함짚어보이소.
영호는간신히진경을일으켜어깨동무를하고아래민가들이있는곳으로발길을옮겼다.
진경은배가아파못견디겠다는듯연신비명을지르며영호에게기대어겨우발걸음을떼어놓았다.5분정도내려가니대나무숲이우거진곳에초갓집서너채가보였다.
그중대문이제대로달린함석집으로들어섰다.마당에서채소를다듬고있던50대의주인여자가두사람을의아하게쳐다봤다.
아주무이,실례하겠십니더.같이온분이갑자기배가아프다캐서염치불구하고들어왔십니더.오데잠시쉴만한데가있시모좀부탁하입시더.인사는하께예.
아이구,젊은처니(처녀)가우짜다가그락꼬.저게문간방으로가입시더.
대문께있는작은방을가리켰다.방앞에는조그만툇마루가있었다.
주인여자의도움을받아진경을문간방에눕혔다.여자는찬물에간장을진하게타서가져왔다.
이런촌구석에약이있어야제.우선에이기라도한모금마시고있시모좀갈아앉을끼라.
연신비명을질러대는진경에게억지로물을먹였다.간장물이효과가있어서였을까.진경의비명은조금씩잦아들었다.잠시후화장실에다녀온진경은통증이풀렸는지곤한잠에빠져들었다.
툇마루에앉아연신진경의상태를지켜보던영호는곤혹감에어쩔줄을몰랐다.진경이회복되어다행이긴했지만진주로가야할막차를타기에는시간이늦은것이다.
이일을어쩐다.4시를훌쩍넘겼으니막차도놓치고내일아침에나버스를탈터인데이밤을어떻게보내야하는걱정으로머릿속이혼란스러웠다.
영호는주인여자에게가서사정을이야기하고우선문간방을빌렸다.저녁밥을준비하고있던여자는아픈사람에게방좀빌려줬는데돈을받을수없다며사양했지만억지로인사를했다.여자는진경을위해흰죽을쒀주기로했고영호에게저녁밥을함께들자고했다.
주인내외와저녁밥을먹고영호는여자가만들어준죽을들고문간방으로갔다.
진작에잠을깼는지진경은일어나있었다.영호가죽과김치를방바닥에내려놓자진경이걱정스럽게영호를보았다.
선생님,지땜에집에도몬가고우짜모좋십니꺼.
밸말씸도다하십니더.그래,몸은좀우떻십니꺼?갠딜만합니꺼?
예,덕분에마이좋아졌십니더.미안해서우짜지예?
그런말씀마시고죽이나드이소.
산속의밤은빨리왔다.땅거미가지는가했는데금새주위가캄캄해졌다.
깊은산골이어선지한낮의더위와는달리바깥기온은싸늘해졌다.진경이죽을먹는사이주인여자는담요두개를가져왔다.두사람이한방에서자는줄아는모양이었다.
여자가나간후영호가담요와배개를챙겨일어섰다.
선생님,오데로가실라꼬예?
아,밖에마루에서자모되겄십니더.좀좁기는해도잘수는있겠데예.요게는모기도없다쿠네예.
그러자진경이담요자락을잡았다.
갠찮십니더.여게서같이자입시더.밖에나가지말고예.(계속)
이상덕
2016년 12월 13일 at 12:05 오후
오늘은 술이 없으니 이야기가 제대로 풀려 나간다.
이상덕
2016년 12월 13일 at 12:08 오후
진경이가 담요자락을 잡고 영호는 진경이 치맛자락을 잡았나? 그 다음에 술이 나와야지.
바위
2016년 12월 17일 at 2:29 오후
그래, 읽어보면 일 터이다.
바위
2016년 12월 17일 at 2:30 오후
술이 있어야 이바구가 잘 풀리지.
안 그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