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재) 추억나들이 (25)

그날저녁바닷가인근횟집에서반주를곁들인저녁식사를했다.

피서철특집취재의결과도좋아박종섭차장은서영호와사진기자강찬수에게쉼없이술을권했다.입사동기이기도한영호와찬수는다소의경쟁심리도있어상대방에게질세라사양하지않고주는데로받아마셨다.

합석한지국장도분위기를띄우려고두사람의노고를거듭치하하며잔을권했다.

차장님,이번에취재내려온두기자를보니께앞으로신문사앞날이훤해유.

아,그럼요.두기자도열심히했지만지국장님도수고많이하셨지요.암튼취재가만족하게끝나고맙습니다.

박차장은주재기자를겸하고있는지국장의잔에술을채웠다.

아무렴요.그렇찮어두우리군수영감이지역홍보잘했다면서입이귀에걸렸지유.이번에특집기사만잘나가믄신문부수도엄청확장되겄지유.

거나하게식사를끝낸일행이숙소로발걸음을옮기자지국장이길을막았다.

차장님,낼이믄올라갈것인디이대루헤어지믄섭하지유.지가좋은데맞춰났은께따라오셔유.

지국장의권유에박차장도더이상사양을못하고지국장뒤를따르는수밖에없었다.

지국장이일행을안내한곳은그리멀리떨어지지않은방석집이었다.

방석집이란,80년대초반한복입은여자들이술시중을들어주었던하급요정인셈이다.술상도흰종이를깐상위에안주몇가지를올려상떼기로계산하는그런술집이었다.

네사람이자리에앉자득달같이한복차림의아가씨네명이붙어앉았다.곧이어술상이들어왔고지국장의선창에따라건배까지호기있게했다.

자,우리차장님과기자님들,오늘밤은아무걱정마시고실컷마십시다유.

당시만해도중앙지주재기자면시골에선나름대로끝발이있었던시절이라지국장의음성이한층높아졌다.

자,아가씨들말이여.오늘밤에서울양반들섭하게대접했다간술값못받을줄알어.알았지?특히말이여.저젊은기자두양반파트너들말이여.잘하더라고.뭔말인줄알지?

지국장의한마디에영호와찬수의파트너는바싹곁으로다가앉았다.미스리라고자신을소개한영호의파트너는팔장까지끼며몸을기댔고거나하게술이올랐던영호는정신이번쩍들었다.

그날밤의분위기를눈치챈영호는긴장했다.이제갓서른을넘겨젊음이철철넘칠시기였지만결혼한지3년이어서오로지한눈팔지않고살아온영호였다.

자칫하다간오늘밤엉뚱한일을벌일지도모른다고판단한영호는마음먹고술을마셨다.미스리도쉴새없이잔을채웠고영호는사양없이잔을비웠다.

어이,서기자.천천히마셔.왜그래?

박차장이보다못해말리는음성이어렴풋이들려왔다.

영호야,임마.니맘안다구.그런께그리급하게안마셔도돼.

찬수의목소리가모기소리만큼들릴즈음영호는뒤로벌렁넘어지고말았다.(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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