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재) 추억나들이 (30)

가오리찜은중간크기의한마리를통째로찐것이었다.구수한된장냄새에다가진주지역사람들이향신료로즐겨쓰는방아잎냄새까지풍겨왔다.

가오리찜을한점입에넣은영호가감탄사를연발했다.

하선생님,이가오리찜이에나(진짜)가오리찜맞십니더.마산아구찜을삐들삐들하게말린아구로찜을하듯키가오리찜도생가오리가아이고반쭘말린가오리로찜을해야맛있단말입니더.

진경도한입맛본후칭찬을늘어놓았다.

이집이꽤나유맹한집이라꼬소문났거든예.지도오랜만에왔십니더.묵어본께맛이좋네예.된장으로양념을해서구수하고여게다가방아잎이들어가논께맛이언충낫네예.

영호가맥주를더주문했다.

이거가오리찜은물렁뼈가진미란말입니더.묵을줄모리는사람은가오리빼가지를묵도안하고버리는데참,바보짓이라예.이오돌오돌씹히는빼(뼈)가식감이좋단말이라예.여게다가맵삭한땡초꺼정여놓은께참말로맛이기가맥힙니더.

그러자진경이육회접시를영호앞으로옮겨놓았다.

서선생님,이육회도한번잡사보이소.맛이갠찮을깁니더.

영호는맥주한잔을비우고육회한젓가락을입에넣었다.

아이구,육회도맛있네예.시내우떤음식점에서육회를잘한다캐서묵어봤더만제입에는달아서몬묵겠더라꼬예.그란데이집육회는밸로안달고고기도싱싱합니더.

한젓가락더맛을본후영호가화제를돌렸다.

이육회묵다본께옛날생각납니더.이지역이다그렇캤지만서도우리애릴(어릴)때부터제사지내모반다시육전을꿉는다아입니꺼.소고기포를떠서계란에버무리갖고꿉는소고기육전은젤로인기가있었던기라예.제사지내고밥묵을때젤로끝발이좋은사람이그육전을차지한단말이라예.

맥주를한잔들이킨영호가말을이었다.

지는장남이라서그육전은지가혼차서묵었다아입니꺼.동생들이묵고줍아서(싶어서)춤(침)을흘리도지혼자다묵은기라예.지금생각하모지가참몬난짓을했다꼬후회가됩니더.그란데요새테레비를본께난데없이우떤지역에서육전이저그동네맹물(명물)인거메이로자랑을해샀턴데참웃기는이야기라예.육전은오래전부터진주에서제사때마다해묵었던임석(음식)인데지금와서저그가무신원조메이로자랑해샀는거본께영기분이밸로더라꼬예.진주서육전맨든지가운젠데.

진경도한마디거들었다.

선생님,그기오데육전뿐입니꺼.비빔밥도그렇고소싸움도엣날부터진주서해왔던민속놀인데지금은엉뚱한동네서원조행세를하고있다아입니꺼.그거보모참진주사람들은뱅신(병신)들이라예.저런걸뺏기놓고도아뭇소리도몬하는거보모참땁땁한기라예.

아입니더,하선생님.요새는그래도정신을채리갖고달라졌어예.이년전인가서울에서진주유등축제본따갖고청계천에서유등놀이한다꼬선전을했거든예.그걸보고진주시장하고시의회의장이랑유지들이서울시청에올라가서난리를쳤다아입니꺼.그래서유등축제는서울에안뺏기고해마다잘하고있단말입니더.그래야되는기라예.

두사람이이야기를나누는사이날씨가컴컴해지더니갑자기빗줄기가쏟아졌다.(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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