슈베르트가 또 나를 울렸다
지난80년대중반직장을나와시베리아벌판과도같은현실사회에뛰어들었을때참으로고난이많았었다.
그런날은일부러친구들이나같은업종의생뚱한사람들과어울려막걸리든소주든무엇이나닥치는대로마셨다.
그러고는집에와서디트리히휘셔디스카우가노래하는슈베르트의’겨울나그네’를들으며한참씩이나울었다.
나는왜이다지도세상살이가고단할까.하는일들마다왜이리안될까하고어떤때는가슴을치며많이도울었다.
내가우는소릴듣고거실에서티비를보던아내가뛰어와서왜우느냐며다독거린것이한두번이아니었다.
내가어려웠을때슈베르트는나를다독여주었고아름다운음악으로위로해주었다.
오늘아침8월의첫날이다.아내는운동하러가고나는모처럼홍제천을걸었다.
가면서예쁜꽃들도찍고오리떼도찍었다.
집으로오니오전열한시.늘했듯이집청소를했다.이건내몫이니까.ㅎㅎ
몇번씩세수를해야할정도로날씨가무더웠다.청소를마치고오랜만에창문도닦았다.
마음까지밝아졌다.
청소를마치고나왔더니너무더워에어컨을켰다.더운데도리있나.^^
아내는점심먹고온다고했으니내먹거리를챙겨야겠다.
냉장고에보니사다놓은우동이있다.마침다른먹거리도있어석류주를한잔따뤘다.
일하고나서먹는우동과떡볶이,여기에석류주한잔은금상첨화였다.ㅎㅎ
<임동혁과김정원>
석류주가한잔있는데음악이빠질수야없지.
엊저녁KBS클래식FM에서현장중계한’대관령국제음악제’에서들었던슈베르트의환상곡F단조를들었다.
유투브를여니임동혁,김정원의피아노연탄곡이있었다.두사람이네손으로연주하는연탄곡은브람스나드보르작의음악에서찾아볼수있다.물론모차르트의음악에서도마찬가지.ㅎㅎ
제1악장부터시작되는가슴치는멜로디에잠시동안먹먹해진다.눈물이안날수가없지.
슈베르트가세상을떠난1828년3월에작곡된곡이다.그는이곡을남기고열달도안된그해11월세상을떠났다.
이곡역시그가짝사랑했던피아노여제자에스텔하치에게증정했다.슈베르트는늘짝사랑만했으니까.
피아노를연주하며울먹거리는임동혁에게혹자들은매운소리도보내지만내가보기엔괜찮다.그만큼음악에몰입하는모습이었으니까.솔직히일본여자우치다보다는훨씬났다.
<빌헬름켐프>
비슷한음악을찾다가슈베르트의피아노소나타20번2악장을연주하는빌헬름켐프를만났다.
빌헬름켐프는베토벤피아노소나타의최고연주자로내가가장좋아하는연주자이기도했다.
여기서뜻밖에그가연주하는슈베르트를만났다.피아노소나타20번(D,959)가운데2악장안단티노(andantino)였다.
이렇게애절할수가.마치우리니라민속음악을듣는감흥을받았다.울분의눈물을흘리며흥얼거리는듯한.
심금을울리는멜로디를들으며또다시눈물을찔끔거렸다.
와,슈베르트는왜이처럼사람을울리나.
나는10대후반에고전음악을알았고,그때슈베르트의전기를읽었었다.
너무나불행했던슈베르트,돈이없는건그래도괜찮지만그가사랑했던여자들마다실연을당했다.
특히,테레체글로브.그여자와결혼하기위해슈베르트는안간힘을다했고,그의부친이교장으로있는학교에서3개월동안비정규직교사를하기도했었다.물론그때만들어진곡이’들장미’이지만.
그런각고의노력에도슈베르트는테레체글로브와결혼하지못했다.그때울었던슈베르트의따뜻한눈물이지금내가슴까지스며든다.
혹자들은슈베르트의죽음에대해험한말들을한다.
어찌보면맞지만,그게다여자들로인해생긴일들아닌가.
만일슈베르트가좋은직장을만나가정을꾸렸다면결코서른한살의나이로죽진안했을것이다.
그가살았던그시대를탓할수밖에.
오늘슈베르트의음악두곡을들으며다시울었다.
그것도팔월초하룻날부터.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