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재) 추억나들이 (39)
하선생님,이사진좀보이소.먼저하늘나라로떠난집사람입니더.
왜부인사진을지한테….?
아물캐도이밤에먼저간집사람한테신고를해야마음이편할거같십니다.
영호는다시호주머니에서사진한장을꺼내나란히놓았다.
이사진은지하나뿐인딸내미선혜라꼬합니더.올해갓서른인데울매전에시집갔십니더.지가여게내리언것도딸네부부하고상의해서갤정했던깁니더.인자지는이세상에혼자남은외톨이라말입니더.서울에집은한칸있지마는인자서울에아무미련도없십니더.그냥죽을때꺼정고향에서하구줍은일함서는편안하이사는기꿈이란말입니더.사실은오늘하선생님만나보이그런생각이더간절합니더.
영호는아내와딸선혜의사진을진경앞으로밀었다.
하선생님,조끔전에했던말이깊이생각도안하고갤정한속단이라꼬는생각하지마이소.오년전에집사람이죽고난후부터그런생각을하고있었지예.그란데그때만해도긴가만가했는데오늘확신을얻었십니더.하선생님이지한테그동안의이야기를털어놓는거보고지도갤심을한기라예.글쎄,안죽하선생님생각을안들어봤신께지혼자갤정할수는없지마는지생각이그렇다쿠는것만알아주모좋겠십니더.
진경은아무말도없이두장의사진만들여다보고있었다.
집사람은서울사람이었지예.직장동료의사촌동생이었는데맻번만내보다가갤혼했십니더.
진경이사진을탁자에놓고바로앉았다.
따님이엄마를많이닮았네예.참예뿌고총맹하게생깄십니더.
저그엄마하고성격도마이닮았십니더.
영호가목이마른지음료수를벌컥벌컥들이켰다.
하선생님,이거자꾸선생님산께네좀딱딱하네예.그라모지금부터는진경씨라꼬부릴랍니더.진경씨,지가이밤에줒은집사람사진을꺼낸거는오늘이시간부터인자집사람생각은이자삘라꼬생각했기때문입니더.
…………………
진경은말없이창밖으로시선을주고있었다.칠흑같은어둠속에굵은빗줄기가몰아치고있었다.
진경씨,지는예.앞으로는산사람생각만하고남은인생즐겁게살고싶십니더.지속단인지는모리겄지만진경씨가이밤에이집꺼정따라온건지하고같은생각이있었기때민에온거라꼬생각합니더.
…………………
고개를살풋이숙인진경은아무말이없었다.에어컨바람을받아머리카락이한들거렸다.
진경씨,죽은집사람도인자는지가한갤정을이해해주리라꼬생각합니더.그사람도지가혼자서외롭거로사는거보담은좋은사람만내서재미있게사는걸분맹히원하고있을끼라예.
사진들을호주머니에챙겨넣은영호가일어섰다.
지도샤워나좀하고오겠십니더.
영호가샤워를마치고나오자오디오에서는프로콜하럼의’창백한그녀의얼굴(AWhitershadeofpale)’이흘러나왔다.데이비드랜즈의피아노연주곡이다.
선생님,씨디들가운데이기비길래올맀십니더.
한결마음이편안해진듯진경이미소띤얼굴로말했다.
참,진경씨도고마지보고영호라꼬불러주이소.운제꺼정선생님,선생님사아낍니꺼.
그래예.그라모지도영호씨라꼬부릴께예.영호씨,이곡은노래보담도잔잔한피아노로연주하는곡이좋거든예.
아물캐도노래는좀시끄럽고이피아노연주는가슴팍을때린단말입니더.
맞십니더,지도이곡처음들을때은은하게나오는신서사이즈소리듣고반했던기라예.오늘겉이비오는날밤에이음악을들은께분위기가살아나네예.
잠시창밖을내다보던영호가진경의곁에앉더니순식간에진경을끌어안았다.기다렸다는듯진경이안겨왔다.
진경씨,이기울매만입니꺼.얼추사십년이걸맀십니더.
영호가고개를돌려진경의입술을찾았다.뜨겁고긴입맞춤이었다.(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