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으름을 한껏 즐겼던 추석연휴
지난추석연휴는집안에서딩굴며보냈다.
오랜만에닷새동안이나한껏게으름을피우고나니쌓였던심신의피로도좀은가신듯하다.
그렇다고맹탕티비를보거나씨디에파묻혀지낸건아니다.그런대로필요한만큼의심부름이나집안일은했다.
늘그랬듯이명절맞이대청소도했고,아내의이런저런잔심부름은군말없이했다.
우리집은추석날아침토란국을끓이므로내가토란껍질을벗겼다.
어릴적부터유독토란으로만든음식을좋아했다.대개어머님이끓여주셨던들깨가루를푼걸쭉한토란국(토란탕이라고해도좋을듯하다)을무던히도즐겨먹었다.때로는군불지피는아궁이에토란을묻어구워먹는재미도쏠쏠했다.
아내가껍질을벗긴토란을사왔으면했지만마트에나온생토란이실하더라며세팩이나사왔다.
이걸혼자서다벗겼다.과도로벗기는게만만치않았지만내가좋아하는음식이라군소리없이했다.
아들네가부침개는만들어오기에음식준비가한결수월했다.
돌아가는자식들이나동생가족에게싸주었던음식들도올해부터안하기로했기에음식양도엄청줄어들었다.
하여추석전날저녁엔아들네가족들과유유자적고기까지구워먹었다.이를핑계로지난설날아들이선물로가져왔던베트남산와인한병을무난히깔수가있었다.
아들에겐달랑두잔만주고나머지는내가마셨다.ㅎㅎ
추석날점심식사후아들네가족은처갓집으로갔다.아들네가족이미처떠나기전에딸네가족이들이닥쳤다.
우리가족열사람이모이니설거지해야할그릇이장난아니었다.며늘애가소매를걷기에못하게했다.대신여자들의수고에보답하는마음으로우리집수장인내가소매를걷어부쳤다.
큰소리는쳤지만고생께나했다.비록육신이고달팠지만마음은엄청편했다.
추석날밤,딸네가족들과달구경을다녀왔다.
휴대폰으로찍은달이다.
간간히블로그에글을올려야겠단생각은있었지만노트북자판을두들길마음이없었다.이상하게심신이풀어지고움직이기가싫었다.차려주는밥먹고티비보다가때로는고전음악에잠간빠지기도했고.
월요일저녁엔서대문자연사박물관으로아내와딸네가족이놀러간틈을타서혼자음악과술한잔을즐기기도했다.
연휴마지막날인화요일오전딸네가족마저집으로갔다.
진작부터영화’사도’를보러가자는아내의성화에못이겨저녁무렵밖으로나갔다.마을버스를타고신촌아트레온에갔더니여덟시표가있다.세시간을기다릴수없어다시버스를타고홍대입구로갔다.
롯데시네마에갔더니여섯시표가몇장있었다.내생각엔로버트드니로가나오는’인턴’이생각났지만표가매진이었다.영화’사도’를봤다.이미아는이야기여서일까.내생각엔그저그랬다.
게으름을한껏피웠던올추석연휴였다.
마치드뷔시의전주곡’목신牧神의오후’에서느끼는그나른함과같았던.
아이쿠,어서준비해서클라리넷교습실에가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