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여행1, 훈훈했던 밀양의 밤

10월5일월요일아침7시,여의도처형댁에서우리일행은진주를향해출발했다.

일행이래야처형과우리내외,승용차를운전하는기사까지넷이었다.이번여행은지난봄에계획되었지만처형의사정으로미루어졌다가이루어진것이다.
올해팔순을맞은처형과칠순이된우리내외가나름뜻깊은해를맞았으니바람이나쐬자는게목적이었다.이젠거동이자유롭지못한처형이이런기회가앞으로쉽지않을것같다며예전에살았던동네가보고싶다기에마산,진해와부산으로코스를잡았다.
덤으로처형시어른들의묘소가있는진주와처남이살고있는밀양이포함되었다.
참으로쾌청한날씨였다.
경부고속도로망향휴게소에들러우리가준비한연희동김밥과휴게소우동으로아침을먹었다.
달리는차안에서아내는준비한먹거리들을내놓았고처형자매는처형이맞선보고결혼하기까지의에피소드를늘어놓으며옛추억에빠져들었다.
대전-통영고속도로를달리던차가긴터널을지나함양에들어서자처형은안의갈비찜이생각난다며그곳에들리자고했다.애초계획은진주에서비빔밥이나냉면을먹기로했지만이름난맛집을그대로지나칠수없다기에안의읍내로갔다.그렇지만헛탕이었다.그날따라월요일정기휴일이어서발길을돌릴수밖에없었다.
처형의시댁어른들을모신진주시명석면선영으로갔다.
시어른들이6.25사변때경북상주화북에서이곳으로피난했다고한다.한약방을했던시어른은이곳에서교회도개척하고학교도열어많은일들을했다고한다.
위사진은명석면어떤콩밭에서있는’아주까리’나무를보고찍은것이다.아주까리는어린시절밭에서흔히보았던식물인데열매에가시가돋혀옷에묻었던기억이났다.아주까리열매는약용으로쓰였다.

묘소참배후진주시내로나왔다.

마침유등축제와개천예술제기간이어선지시내는평소보다복잡했다.
내생각엔진주냉면을잘한다는곳으로가고싶었지만처형이오랜만에비빔밥생각이난다고해서시장통에있는식당으로갔다.진주비빔밥으로매스콤을많이탄한곳은평판이좋지않아다른곳을택했다.
솔직히잘한다는곳의비빔밥은예전에비해60점도되지않는다.이런것을진주비빔밥이라고내놓고잘하는맛집이라고소개하니은근히부화가치민다.
저비빔밥꼬라지를보세요.
예전엔저밥위에노란창포묵도올려주고쇠고기를다진포탄도있었다.
옆의국도토기그릇에다가머리와발을뗀콩나물,고사리에선지까지들어갔다.
저멀건국을보니진주비빔밥도죽었다는생각마저들었다.
그래도꼴에어떤대통령이와서먹었다며자랑까지하니참안타깝다.
식사후처형과아내가시장에고기사러간틈을타서할아버지를모신진주안락원을다녀왔다.
택시를타고오가는길에내가어린시절을보냈던동네도다시보았다.돌아오는길에는다녔던초등학교쪽으로일부러차를가자고해서잠시나마옛추억에잠기기도했다.

진주에서밀양까지는한시간반이걸렸다.

진주를출발,남해안고속도로를달리다가마산으로나와서김해진영읍으로갔다.진영에서밀양수산으로빠져네비가안내하는데로달렸더니쉽게목적지까지도착할수가있었다.
밀양수산들녘에서수확을기다리고있는토란밭이지금도눈에선하다.
부산에서평생경찰에투신했던손윗처남은퇴직후밀양시산외면에정착해서16년간살고있다.벌써70대중반인처남은시골에살면서건강도좋아졌고,마음을비우며자연속에묻혀사니별천지가따로없다며좋아했다.
대지삼백여평의집마당에는암수뽕나무두그루와감나무,대추나무,무화과나무등유실수들이많았다.오뉴월오디가익을때는열매를딸사람이없어동네할머니들이와서한번에열근이상씩따간다고했다.
내년에는반드시짬을내서다녀가겠다고약속했다.

오랜만에만난처형과처남이얘기를나누고있다.

10여년전먼저간두동서가생존해있을때통영에서가족들의모임을갖고밀양을다녀간적이있었다.그때만해도시골집이무척어수룩했지만이번에와보니전원생활하기좋도록잘가꾸어놓았다.
지척에얼음골이있고온천들이가까와휴양지로도손색이없다고했다.

정성껏준비한저녁상이나왔다.

처남은나를위해부산막걸리를준비했다며따뤄주었다.
식사후처남과별도로바깥에서주안상을받았다.
날씨는좀쌀쌀했지만훈훈한인정이넘치는밀양의밤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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