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아잎 향기
부산,밀양등지의가족여행을마치고처형과경북상주로갔던아내가지난토요일돌아왔다.
그곳처형별장에서포도,고추와각종나물을한보따리챙겨오면서방아나무도듬뿍가져왔다.내가워낙방아잎을좋아하다보니십여그루잘라온것이다.
그걸베란다에두었더니잎이시들어가기에엊저녁차분히앉아다듬기시작했다.
가을이어선지나무에는씨앗들이착실하게달려있었다.
씨앗은씨앗대로,잎은잎대로구분해서다듬었다.가지에붙은잎들을다땄더니양이제법많다.
이걸맑은물에잘씼어물을뺀다음팩에널어말렸다.그래야잎이상하지않고오래갈것이다.
이방아잎으로무엇을만들지생각중이다.
된장국이나찌개에넣으면향긋한향이나는게식욕을돋궈준다.
아니면작년처럼밀가루에된장을풀고청양고추와방아잎을넣어장떡을구울생각이다.장떡을냉동실에넣어두었다가다시구우면밥반찬이나술안주로도제격이다.
아내는여기에조개를다져넣자고하지만그건아니다.조개를넣으면맛은좋을지모르지만어릴적먹었던장떡의맛은아니다.그래서조개는넣지않을것이다.
어린시절여름이면어머님은짭잘한장떡을만들어주셨다.호박잎에싸서밥위에찐장떡은밥도둑이었다.
어릴때’입이짧다’고어른들로부터눈총을받곤했지만장떡만있으면밥한그릇뚝딱이었다.
방아씨앗은잘보관했다가내년봄에뿌릴계획이다.
아내는당장아파트화단에뿌리자고하지만날씨가쌀살해져서올겨울을잘견딜것같지않다.
내년봄에뿌릴때는화분을하나사서방아나무를집안에두고써먹을생각이다.
고향의향긋한냄새를전해줄방아잎을다듬고나니마음이흐뭇해졌다.
어제오후퇴근길에지하철3호선을타고홍제역에내려인왕시장에들렀다.
지난주밀양에갔을때수산들판에서수확을앞둔토란밭을엄청보았지만시장에는의외로토란이귀했다.
껍질이있는토란1킬로를샀다.지난추석엔멋모르고과도로토란껍질을벗기느라고생했지만이번엔감자깎는칼로벗겼다.이웃님의소개로시도했더니훨씬수월했다.
내가열심히방아잎을다듬고토란껍질을벗겼더니아내가쳐다보고웃었다.
그러곤한마디,가라사대자기좋아하는건열심입니다~~~
그렇지,내입에들어가는건내가챙겨야지어쩔것이여.ㅎㅎ
이게오늘의현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