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에 들었던 ‘시인과 농부’ 서곡
오늘아침KBS클래식FM을듣다가귀가번쩍띄는음악을들었다.
오전7시부터나오는’출발에프엠과함께’를듣다가주페의’시인과농부’서곡을만난것이다.
얼마만에듣는이음악인가.물론갖고있는씨디가있긴하지만일부러찾아서듣기는쉽지않은음악이었다.
그렇다고이음악이싫증나는음악은절대아니다.언제들어도가슴에추억을심어주는멋진음악이다.
음악자체도너무마음편하게들을수있는감미로운곡이다.
그러나이음악을들으면가슴한편에애틋한추억들이스멀스멀살아난다.
1965년재수후부산에있는대학에들어갔다.
내꿈은서울행이었지만마지못해입학했다.그러니대학생활이별로였다.
학우들과도제대로어울리지못했고늘혼자서겉도는시간들을보냈다.
그때내게최고의위안은라디오였다.CBS부산방송국에서보내주는음악으로위안을삼았다.
내가가장즐겨들었던프로가세개있었다.첫째는매주일요일오후2시에보내준고전음악감상시간이었고그시그널음악이주페의’시인과농부’였다.
다음은매일정오에보내준’듣고싶습니다,들려주세요’였다.그프로의시그널음악은빌리본악단이연주한’귀여운꽃’이었다.클라리넷의청량한음색이마음을활짝열어준프로였다.
세번째프로는매일오후7시에나온세미클래식프로였는데,시그널음악은’가방을든여자’였다.당시CC로불리웠던이태리여배우클라우디아카르디날레가주연으로나왔던영화의주제음악이었다.
해서주페의’시인과농부’서곡을들으면남다른감회가있다.
소망했던대학에들어가지못하고의기소침했던시절에그래도내게용기와희망을준음악이었다.
물론주페의’경기병서곡’도이곡못지않게좋아하지만,그래도’시인과농부’는좀다르다.내어둠의시절에환한빛을열어준음악이었으니까.
그방송을진행했던여자아니운서의목소리가너무좋아신청곡과펜레터를보내기도했었다.
음악평론가박용구선생은그의저서’교양의음악'(1965년간)제2권관현악곡편에서’시인과농부’에대해이렇게말하고있다.
"…..멋진빈의분위기를풍기는작풍과이탈리아풍의아름다운선율이오늘까지도대중의인기를모으고있는주페의서곡중에서특히’시인과농부’는유모어와위트에넘치고왈츠풍의멜로디는아름다와서널리대중에게애청되고있다.이서곡의경우에는시인이무엇을하는지농부가무엇을하는지알수도없고관심을가질필요도없다.마냥즐거운곡이다."
연주시간은8분남짓하지만시작부터예사롭지않다.
내가가진씨디는샤를디트와가지휘하는몬트리올심포니의연주다.
오늘밤이음악에풍덩빠지고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