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말, 조블이 문을 닫으면서 나의 노숙 생활은 시작되었다.
때가 엄동설한이라 마냥 길바닥에서 떨 수 만은 없었다. 우여곡절 끝에 한 집을 찾아 들어갔다.
그것도 새해 벽두, 가까스로 쪽방을 얻긴 했지만 냉기는 바깥이나 진배 없었다.
이웃들에게 신고하느라 혼자서 북치고 장구를 쳤건만 발걸음이 뜸했고, 따듯한 말 한마디 건네오는 이웃조차 만나 보기가 어려웠다. 딱 한 분만 빼고는.
그러나 어쩌랴. 살았던 보금자리에서 쫓겨났으니 추위 만큼이나 매서운 이웃 인심을 감내하며 살 수밖에.
인터넷에서의 남의 집 살이는 집 없었던 시절의 세상 설움보다도 더 힘들었다.
그렇지만 그 마저도 둥지를 잃으면 안 되겠단 걱정에 몇 번이나 보따리를 쌌다가 다시 풀곤 했었다.
그러다가 지난 3월 하순, 전 집 주인으로부터 빈 방이 났으니 다시 들어와도 좋다는 연락을 받았다.
허나, 엄청 망설였다. 조블에서 3년 반을 살며 정들었던 많은 이웃들 이름을 아직도 찾을 수 없으니 말이다.
게다가 전에 살았던 환경과는 너무 낯설어 단박에 찾아올 자신이 없었다.
하여 보름 남짓 밍기적거리며 뜸을 들이다가 눈에서 별들이 오락가락 할 만큼이나 아픈 꿀밤을 한 대 맞았다.
오늘 새벽녘, 조블에서 늘 살갑게 다독여주셨던 이웃님으로부터 짧은 문자를 받았다.
“…… 별일 없으시죠”
이 메시지를 읽는 순간 가슴이 서늘해졌다.
이제, 100일의 노숙 생활을 접으련다.
4년 전 처음 조블에 발을 들여놓았을 때 만큼이나 모든 게 낯설지만 하나씩 배워가야겠다.
우선은 글만 올리다가 차츰 사진도 올릴 수 있겠지.
고마왔던 이웃님들께 문안인사 올립니다.
감사합니다.
영지
2016년 4월 12일 at 1:10 오전
안녕하세요?
혹시 바위님이 아니신지요? 안단테 칸타빌레…
그동안 어떻게 지내시나 많이 궁금했어요.
아주 많이 반갑습니다.
paul6886
2016년 4월 12일 at 10:27 오후
영지님, 저를 기억해주셔서 감사합니다. 환경에 적응해 가며 다시 글 써야겠지요. 지켜봐 주십시오.
ㅂㅍㅊ
2016년 4월 12일 at 1:19 오전
어쨌거나 다시 만나뵙게 되어 다행입니다.
여기 예전만 못합니다만 그냥 그러려니하고 눌러앉아 눈치보고 있습니다 ㅎㅎ
paul6886
2016년 4월 12일 at 10:24 오후
ㅂㅍㅊ님, 반갑습니다.
환경이 생소하지만 견뎌야지요.ㅎㅎ
안부주셔서 감사합니다.
데레사
2016년 4월 12일 at 1:51 오전
반갑습니다. 바위님.
처음에는 낯설고 어려워 보이지만 한 며칠 만져보면
사진도 올릴수 있고 좋은점도 많아요.
지금은 운영자가 글 올리는법을 안내하고 있으니 그 안내문만
잘 읽어봐도 한결 쉽습니다.
처음와서 좀 애먹었거든요. 낯선 환경, 어려운 워드프레스에
적응하느라 이렇게도 해보고 저렇게도 해 보면서 오늘에 이르렀습니다.
너무 너무 반가워요.
다시 좋은 음악들, 음악가들의 얘기…. 많이 많이 기대합니다.
paul6886
2016년 4월 12일 at 10:23 오후
데레사님, 오랜만에 인사드립니다.
위블이 낯설지만 차츰 익숙해지겠지요.
자주 뵙겠습니다. 건강하십시오.